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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은 좀 혼자 있으면 안 되나요" 연말 모임 도망가는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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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10명 중 7명, 연말 행사 지출 부담
혼자만의 연말 즐기는 직장인 나타나
"합리적인 소비 추구하는 2030세대 성향과 연관"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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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인턴기자] # 3년 차 직장인 이 모(29) 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말에도 혼자 영화를 볼 예정이다. 이 씨는 "굳이 다른 사람과 만나 술자리를 즐기는 것 보다 혼자 영화 보는 게 더 편하다"며 "송년회도 한 번이면 괜찮은데 친구, 가족, 직장 송년회 등 여러 모임에 다 참석하려면 경제적으로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이어 "요즘 회사에서도 회식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연말은 오롯이 1년 동안 수고한 나를 위해 쓸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연말을 맞아 계속되는 송년회에 금전적 부담을 느끼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이들은 지인들과 함께 모임 약속을 잡기보다는 홀로 여행을 떠나거나 영화를 보는 등 자신만을 위한 시간을 택했다. 전문가는 송년회를 회피하는 이유로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2030세대 특성을 꼽았다.

직장인 절반 이상이 연말 지출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직장인 179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8.2%가 '연말 지출이 부담된다'고 답했다. 그 가운데 과반수가 '각종 송년 모임 회비'에 대한 부담감을 겪는 것(65.6%)으로 나타났다.


1년 차 직장인 김 모(26) 씨는 "송년회에 한 번 나갈 때마다 5만 원 이상 지출하게 되고, 많이 쓰면 10만 원씩 지출할 때도 있다. 연말이라고 회사가 돈을 더 주는 것도 아닌데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연말 모임에 참석하기보다는 쉬고 싶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집에서 혼자 영화를 보거나 혼자 취미를 즐기는 게 더 행복하다"고 털어놨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무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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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 송년회에 지출하는 비용은 적지 않다.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성인 남녀 625명을 대상으로 올해 송년회 계획을 조사한 결과, 송년회 예상 경비는 평균 22만 원으로 조사됐다. 30대 예상 경비는 평균 25만 원으로 40대(23만 원)나 20대(21만 원)보다 많았다.

연말 지출이 적지 않다 보니 집에서 조용하게 연말을 보내고 싶어하는 직장인이 증가하고 있다. 3년 차 직장인 박 모(29) 씨는 "연말에 별다른 계획이 없다"며 "친구들을 만나면 재밌긴 하겠지만 한 번 만나는데 술값이나 밥값 등이 적어도 5만 원은 나오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임에 참석하면 다른 친구들의 모임까지 휩쓸려 참석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며 "송년회에 가는 것보다는 여행을 떠나는 게 더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한 일회성 만남을 즐기는 '송년번개족'도 나왔다. '송년번개'는 '송년회'와 '번개'의 합성어로 오픈채팅방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앱을 통해 모르는 사람끼리 모여 일회성 송년회를 가지는 것을 말한다. 일회성 만남이기에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속할 필요가 없어 시간과 비용이 크게 들지 않는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오픈채팅방에 들어가 있는 직장인 윤 모(24) 씨는 "아무래도 공통 관심사가 같다 보니 대화가 잘 통하고 재밌더라. 크리스마스이브 때 만나기로 했는데 알고 지내던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더 설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지인들과 함께 식사하면 누구 한 명이 식사값을 모두 지불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모임은 더치페이를 하니까 아무래도 부담이 덜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이 같은 현상이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2030 세대의 성향과 연관 있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즐거움이나 행복을 추구하는 2030세대는 굳이 불편한 모임에 참석해 스트레스받고 싶지 않아 한다"며 "불편한 모임에 참석하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것에 돈을 쓰고 싶어하는 합리적인 소비 방식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나홀로족'(다른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에 관심이 없고 여가를 혼자 보내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며 "대인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피하고 싶은 경향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미담 인턴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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