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공유경제의 신화 '위워크'는 왜 위기를 맞았나

최종수정 2019.12.11 07:01 기사입력 2019.12.11 06:30

댓글쓰기

[히든業스토리]소프트뱅크에 14조원 투자 받으며 기업가치 56조원까지 치솟아
위워크·위리브·위그로우로 사업 확장 꿈 꾸며 IPO 추진
기업가치의 적정성·수익성·지배구조 우려로 기업가치 11조로 6분의 1토막
창업자 사임 후 소프트뱅크 협력사로 편입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우버(Uber)와 함께 공유경제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위워크(WeWork)의 기업가치가 최근 6분의 1토막이 났다. 올해 초만 해도 470억 달러(약 56조원)에 달했던 기업가치가 80억 달러(약 9조5000억원)까지 떨어진 것이다.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수혈받으려 했으나 이마저 무기한 연기되면서 파산설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대체 위워크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위워크는 애덤 노이만(Adam Neumann)과 미구엘 맥켈비(Miguel Mckelvey)가 지난 2010년 미국 뉴욕에 설립한 공유 오피스 기업이다. 사무실을 구하기 어려운 개인이나 중소사업자들에게 공간을 공유하도록 하는 사업을 펼치며 '공유경제' 트렌드를 이끌었고, 현재는 전 세계 33개국, 127개 도시에 625개 지점을 운영하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성장도 상상 이상으로 빨랐다. 창업 1년 만에 미국 내 5개 지점을 확보, 2014년 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에 발을 들인 뒤 2016년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위워크의 기업가치를 168억 달러(약 20조원)로 추정했다. 골드만 삭스, 하버드 매니지먼트 컴퍼니 등 수많은 기업들이 위워크에 투자했고,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지난 2년 동안 위워크에 120억 달러(약 14조3000억원)나 투자했다.

'위월드'를 꿈 꾼 위워크

전문가들은 위워크의 급성장은 손정의 회장의 막대한 투자자금과 트렌드를 읽은 사업성, 그리고 뛰어난 창업자의 능력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평한다.


위워크의 주력 사업인 '공유 오피스'는 말 그대로 여러 회사들이 사무 공간을 함께 쓰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부동산 회사'나 '건축 회사'라고 보는 이들이 많지만 단순히 부동산 회사로 볼 수 없는 건 정보기술(IT)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손정의 회장이 비전펀드의 자금줄인 중동 투자자들을 위워크 투자에 설득한 것도 "업무공간에 필요한 솔루션을 완벽하게 제공하는 기술 플랫폼 회사"라는 이유에서였다. 이 점은 위워크 창업자인 애덤 노이만도 강조하고 있는 부분으로, 업무 효율성을 고려한 공간 디자인을 통해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여주는 '파워드 바이 위(Powered by WE)' 사업이 그 예다. 리모델링 이전에 사무실에 센서를 설치해 직원들의 동선과 공간별 밀집도를 분석하고,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해 공간을 설계하는 방식이다.

사무 공간으로 시작했으나 애덤 노이만은 공유 영역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위컴퍼니(WeCompany)'란 모기업을 세우고 현재 주력하고 있는 사무공간은 위워크, 주택 관련 사업을 위한 위리브(WeLive), 교육 부분 사업을 위한 위그로우(WeGrow)로 나눴다. 말 그대로 위워크는 '위월드(WeWorld)'를 만들고자 했다.


패스트컴퍼니는 "아마존이 '모든 것을 파는 가게(Everything Store)'가 된 것처럼 위워크 또한 공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당하는 '모든 공간의 가게(Everywhere store)'가 되려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위워크는 '거품'이었나

위워크는 IPO를 통해 약 100억 달러 가량의 자금을 조달해 성장세를 이어나가려 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미국 증시에서 가장 기대되는 IPO 대어로 꼽혔고, 스타트업 중에서는 가장 높은 기업가치(470억 달러)를 자랑했다.


하지만 IPO 추진 과정에서 기업가치의 적정성·수익성·지배구조를 둘러싼 우려가 나왔다. 먼저 위워크의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됐다. 위워크가 지난 2016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입은 순손실액은 48억3970만 달러(약 5조7600억원)다. 위워크는 건물과 장기 계약을 맺고 개별 세입자와 단기 계약을 맺는 방식이라 만약 공실이 발생해도 건물 임대료는 계속 지급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6월 30일 기준 위워크가 지닌 현금은 25억달러로, 현재 현금 손실 속도(분기당 7억달러)로 볼 때 내년 1분기 이후 현금이 동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설상가상으로 창업자 문제도 불거졌다. 애덤 노이만은 자신의 가족들을 핵심 보직이 앉히고, 건물을 개인 명의로 사들려 위워크에 리스하거나 위워크 명칭에 대한 지식재산권을 등록해 회사에서 590만 달러(약 70억원)를 받아가는 등 알 수 없는 행위들을 일삼았다. 게다가 이스라엘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친구들과 마리화나를 피웠다는 개인사까지 불거지면서 CEO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


위워크의 추락에 공유경제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나왔다.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개념에 심취해 실제 가치에 비해 지나치게 부풀려진 개념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게다가 위워크 투자를 주도했던 소프트뱅크도 문제로 지적됐다. 소프트뱅크가 투자를 단행하기 전 투자를 주도했던 중국 상하이 진장 인터내셔널은 위워크의 가치를 169억 달러로 평가했으나 소프트뱅크가 44억 달러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면서 기업가치는 2달 만에 2배로 부풀었다.


CNBC는 "너무 비현실적인 가격에 너무 많은 지분을 소프트뱅크에 팔았다. 만약 기업가치가 부풀려지지 않았다면 위워크는 안정적으로 증시에 데뷔했을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결국 위워크 기업가치는 100억 달러대까지 떨어졌고, 이 사태로 애덤 노이만은 CEO자리에서 물러났다.


위워크는 인력 감축과 자산 매각 등을 통한 비용 절감으로 경영을 다시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정리해고 인력은 2400여 명으로 위워크 전체 직원의 약 20%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 지불할 퇴직금이 없어 구조조정을 미루고 있다는 현지 언론들의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소프트뱅크도 긴급 수혈에 나섰다. 자금난에 빠진 위워크에 95억 달러(약 11조원) 규모의 구제 자금을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이 과정에서 위워크 가치를 약 80억달러로 크게 낮춰 잡았다. 여기에 애덤 노이만의 기존 주식과 이사회 의장 자리도 소프트뱅크에 넘어갔다. 소프트뱅크는 결과적으로 위워크 지분의 약 80%를 쥐게 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의 협력사가 된 위워크가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