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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파이터' 볼커 전 美 Fed 의장 별세(종합)

최종수정 2019.12.10 11:31 기사입력 2019.12.10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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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 파이터' 볼커 전 美 Fed 의장 별세(종합)

[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미국 경제에 필요했던 구원자.'


1970~1980년대 미국 경제의 거목이었던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 8일(현지시간)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단초가 된 고위험 투자를 차단하기 위해 만들어진 '볼커룰(Volcker rule)'로 유명하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9일 그의 별세 사실을 타전하면서 일제히 애도했다. 전립샘암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볼커 전 의장은 1970년대 이후 30여년간 미국의 통화ㆍ금융시스템 감독 정책에 큰 족적을 남겼다. 1927년 뉴저지주에서 독일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이후 프린스턴대를 나와 하버드대 대학원, 런던정경대학(LSE) 등을 졸업했다. 체이스맨해튼은행, 재무부, 뉴욕연방준비은행 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친 후 1979년 뉴욕 연준 총재로 재직하다 지미 카터 행정부에 의해 Fed 의장으로 지명됐고, 1983년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연임됐다.


볼커 전 의장이 취임했던 때는 미국 경제가 오일쇼크의 여파로 고물가ㆍ저성장이 병존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시달리던 때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980년 연간으로 환산한 인플레이션율은 14.7%로 정점을 찍었다. 볼커 전 의장은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이라는 상충된 목표 속에 물가안정에 초점을 둬 기준 금리를 20%로 올리는 급격한 조치를 취했다. 이 때문에 재선에 도전한 레이건 대통령 측과 충돌하기도 하는 등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Fed 의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볼커 전 의장의 강력한 물가안정책 덕분에 미국 경제는 안정 궤도에 올라섰고 장기 호황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1987년 Fed 의장직에서 물러났을 때 '인플레 파이터'라는 별명이 붙은 것도 이런 성과 덕분이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장기적인 경제 운용에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사례를 정립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987년 물러난 볼커 전 의장은 2008년 11월 이른바 서브프라임모기지론 사태로 촉발된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때 다시 전면에 등장했다. 그는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에 의해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ERAB) 의장으로 발탁됐고, 금융 위기 이후 은행들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규제안 소위 볼커룰 제정을 주도했다. 이 규제는 대형 은행들이 자기자본이나 차입금으로 주식이나 채권,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프롭 트레이딩'을 금지하는 게 골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이 조항을 대폭 완화하도록 하는 '볼커룰 개정안'을 승인한 상태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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