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요즘사람]당신의 '구독'은 진화하고 있나요?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수건이나 면도날 등 생활용품 구독에서 의료, 법률 등으로 구독경제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수건이나 면도날 등 생활용품 구독에서 의료, 법률 등으로 구독경제의 영역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당신은 지금 무엇을 '구독'하고 있나요? 아침에 일어나 정기구독한 면도기로 면도를 한 뒤 렌탈 커피머신으로 모닝커피를 마십니다. 출근할 때는 음악어플의 스트리밍 서비스로 음악을 듣고, 출근시간에 맞춰 도착한 정기구독 꽃다발의 향기를 맡으면서 일을 시작합니다.


퇴근 후에는 장기 대여한 에어프라이로 요리한 저녁을 먹고, 정기구독한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잠시 산책을 다녀온 뒤 넷플릭스를 감상하며 하루를 마감합니다. 당신의 하루와 비슷하지 않나요? 이렇게 '구매'하지 않고, '구독'하는 것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요즘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신문이나 잡지를 구독하듯 소비자들이 특정 상품이나 서비스를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고 주기적으로 제공받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를 선호합니다. 구매에 비해 싼 가격으로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요즘 사람들의 논리로는 '매번 자신이 사용하고자 하는 만큼만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이지요. 집 안에 소모품이나 옷을 쌓아 놓기보다는 필요한 상황에 맞춰 배송받고, 사용한 뒤에는 반납하는 것이 공간 활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라는 주장입니다.


구독경제에는 원하는 상품을 일정 기간마다 제공받는 정기배송, 일정 기간에 무제한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무제한이용, 비싼 전자제품이나 자동차, 명품의류 등을 대여하는 장기렌탈 등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면도날이나 생리대, 우유 등 생필품을 주로 배송받았다면, 요즘은 꽃, 속옷, 쿠키, 화장품, 미술작품 등 기호품과 사치품까지 범위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구독'으로 채워진 방. 식음료와 옷 등 생필품부터 그림과 가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제품을 구독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구독'으로 채워진 방. 식음료와 옷 등 생필품부터 그림과 가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제품을 구독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개인뿐 아니라 기업에서도 구독경제를 선호하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업무에 필요한 각종 오피스 프로그램은 매달 비용을 지불하면서 사용하고, 탕비실 업무를 줄이기 위해 간식관리 서비스업체를 이용합니다. 그림대여나 꽃배송 서비스도 개인에서 기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구독경제가 발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당신은 스마트폰을 몇 년만에 교체하나요? 다양한 브랜드가 매년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내놓습니다. 당신이 3년을 쓰든, 4년을 쓰든 상관없이 당신이 구매한 스마트폰은 산 지 1년만 지나도 이미 낡은 기계 취급을 받습니다.


펌웨어의 개선 속도에 비해 하드웨어의 사용기간이 점점 짧아 진다는 말입니다. 결국 '스마트폰은 2~3년만에 한 번은 새 것으로 교체한다'는 것이 요즘 사람들의 머릿 속에 공식화 된 것이지요.


다른 제품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술의 개발이 빨라지면서 소유로 인한 기쁨의 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 엣날 사람들, 이른바 기성세대가 소유에서 만족감을 느꼈다면, 요즘 사람들은 합리적이면서도 경제적인 소비 패턴에서 만족을 느낀다는 것이지요.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소매업체들의 구독 시장 매출 규모는 지난 5년간 매년 100%씩 성장해왔습니다. 2011년 5700만 달러(한화 664억원)에서 지난해 29억 달러(3조3790억원)로 급성장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3년이면 전세계 기업의 75%가 소비자와 직접 연결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스위스의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가 발표한 보고서는 전세계 구독경제의 시장규모가 2016년 4200억 달러(한화 489조3840억원)에서 내년에는 5300억 달러(한화 617조5560억원)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들 업체가 이토록 긍정적으로만 전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잠깐 유행하는 소비방식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구매방식과 습관을 완전히 바꿔 놓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쿠팡의 로켓배송은 가격비교를 통해 다른 온라인몰과 이커머스를 돌아다니던 소비자를 붙잡는데 성공했고, 넷플릭스와 멜론 등은 월정액으로 구매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세상으로 만들었습니다.

명품 가방, 구두는 물론 자동차까지 구독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소유가 아닌 구독의 시대가 됐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명품 가방, 구두는 물론 자동차까지 구독할 수 있습니다. 이제는 소유가 아닌 구독의 시대가 됐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구독경제는 아직도 진화하고 있습니다. 식음료 정기배송은 이미 일정수준의 규모를 만들어냈고, 카페, 레스토랑, 의료 및 헬스케어, 법률 등 소비자가 비용을 지불하는 거의 모든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을 벗어나면 구독경제도 남의 일이 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규모의 경제가 형성되지 않는데 지방까지 사업을 키울 수가 없는 것이지요.


또 각 제품별로 표준화된 모델이 부족합니다. 성공한 모델이 등장하면 우후죽순 따라하는 업체들이 쏟아지고 이로 인한 피해는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갑니다. 서비스가 변화하는 속도를 제도가 따르지 못해 서비스가 불발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요즘 사람들은 일찌기 소유의 무상함과 경쟁적 소비의 피로함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시대는 '소유의 시대'에서 '구독의 시대'로 넘어왔습니다. 얼마 전까지는 같이 나눠쓰는 '공유'가 대세였다면, 요즘은 소유하지 않고 잠시 이용하는 '구독'으로 진화해 왔습니다. 다음 진화의 단계는 무엇일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하이브-민희진 갈등에도…'컴백' 뉴진스 새 앨범 재킷 공개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국내이슈

  • 때리고 던지고 휘두르고…난민 12명 뉴욕 한복판서 집단 난투극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해외이슈

  • [포토] '벌써 여름?'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