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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속살 해부해 예방 주사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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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재연구소 김재웅 연구관, 드론에 라이다 탑재해 독도 촬영
"조사 어려운 지역도 구석구석 촬영…효율적인 보존관리 기대"

독도 속살 해부해 예방 주사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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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87.4㎞ 이동하면 화산섬이 나온다. 우리 영토 동쪽 끝에 있는 독도다. 독(獨)은 돌의 방언. 이름대로 동도와 서도를 중심으로 바위 32개와 암초가 올올하게 솟아 있다. 자태가 형승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놀라운 경관은 미지의 세계다. 내륙과 멀리 떨어지고 출입을 제한해 자연생태계를 고스란히 유지한다. 정부는 1999년 지형·지질의 유산적 가치 등을 이유로 독도를 '독도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그로부터 20년이 흘렀으나 해양 관리와 자원 개발을 위한 자료는 충분하지 않다. 표면 마찰이 육지보다 작고 바람이 내륙보다 강해 연구를 지속하기 어려웠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해외 선진기술을 도입해 실마리를 찾았다. 지난 23일 독도에서 드론에 독일제 초정밀 라이다(LiDAR)를 탑재해 4시간 동안 공중 촬영을 했다. 라이다는 근적외선 레이저를 이용해 대상물의 형상 등을 측정하는 첨단 장비. 주로 항공기에 장착해 지도를 제작하거나 광범위한 지역을 탐사하는데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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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을 주도한 김재웅 연구관은 "사람이 직접 조사하기 어려운 지역도 구석구석 촬영할 수 있다. 이미 외국에서 정글에 숨겨진 고대 도시 발굴이나 지뢰매설 지역 인근 문화유산 조사에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드론에 탑재된 라이다는 좌표, 제원 등의 정량화 데이터 구득은 물론 지속적인 3D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한다. 촬영 각도와 비행 속도를 조정할 수 있어 스캔 데이터의 정밀도도 높은 편이다. 김 연구관은 "오차가 2~3㎜에 불과하다. 라이다에 반사강도 속성이 있어 자료를 걸러 내면 물체에 가려진 지형 자료까지 추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독도 같이 강풍이 잦고 통신 저변이 불안한 지역은 촬영에 어려움이 따른다. 조금만 잘못 조작해도 안전사고가 일어나기 십상이다. 그래서 김 연구관은 촬영 이틀 전인 21일 독도에 입도해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그는 "드론이 자칫 강풍에 휩쓸려 뒤집어질 수 있다. 통신도 자주 끊겨 조작이 쉽지 않다"며 "추락 사고를 염두에 두고 안전하게 촬영하는데 주안점을 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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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촬영으로 추출한 3D 데이터는 독도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준다. 동도의 경우 북쪽에 있는 화산 흔적 두 개와 동쪽 끝 부분에 있는 깊이 100m 정도의 컵 모양 분화구가 명확하게 나타났다. 분화구에서 바다까지 바닷물이 왕래하는 동굴 두 개는 호수 형태로 확인됐다.


서도는 뾰족한 원뿔형 모양으로 나타났다. 경사가 가파른 하나의 봉우리인데, 해안 단애(斷崖·깎아 세운 듯한 낭떠러지)에 많은 동굴이 있었다. 북서쪽 해안의 몰골 바위 틈에서는 조금씩 떨어지는 물도 볼 수 있었다. 하루에 한 드럼 정도 분량인데, 독도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귀중한 수원으로 사용한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 자료를 토대로 지형변화, 자연재해 등으로 발생하는 독도의 변화를 점검하고 보존관리 방안을 세울 계획이다. 동도 천장굴 주변과 서도 정상 부근에 있는 독도 사철나무(천연기념물 제538호)의 경우 가지가 퍼져 있는 위치 등 생육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해 인공적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김 연구관은 "독도 사철나무는 급경사면에 있어 바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자연 상태로 양호하게 보존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조사를 통해 보다 세밀한 변화를 알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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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재연구소는 이번 촬영을 시작으로 전국 천연보호구역 11개소와 명승 113곳에서 드론 라이다 촬영을 진행할 방침이다. 김 연구관은 "독도 데이터 수집 과정을 복기하고 조사 방침을 수립해 내년부터 촬영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비교적 적은 시간에 넓은 지역의 세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천연보호구역 등의 보존관리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독도=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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