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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주말 여행] ③ 담양 가마골생태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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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스토리텔링의 마지막 보물섬”
용소(龍沼), 영산강 350리의 시원지
기암괴석, 수려한 경관 이루고 있어

가마골은 치재산과 용추봉 사이로 계곡물이 용의 꼬리처럼 굽이굽이 흐른다. 사진=담양군 제공

가마골은 치재산과 용추봉 사이로 계곡물이 용의 꼬리처럼 굽이굽이 흐른다. 사진=담양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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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백은하·김육봉 기자] 전남 담양 가마골생태공원은 산세가 깊고 기암괴석이 수려한 경관을 이루고 있어 사시사철 다양한 풍경을 볼 수 있다.


전남 담양군 용면 용연리 용추산(해발 523m)을 중심으로 사방 4~6㎞ 주변을 가마골이라고 부른다. 가마골은 그 일대에 그릇을 굽는 가마터가 많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승용차로 추월산 자락을 타고 한참을 달리면 멀리 바위산이 보이고 ‘가마골생태공원’이라는 표지석이 나타난다.


가마골은 치재산과 용추봉 사이로 계곡물이 용의 꼬리처럼 굽이굽이 흐른다. 길게 이어진 계곡은 시원한 여름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용추계곡으로 들어서면 카라반도 있고, 물놀이를 하는 가족들이 평상이 있는 식당가에 모여 있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쫓는 소소한 여름 풍경이다.

가마골생태공원은 입장료가 있다. 성인 1인당 3000원이다.


영산강 350리의 발원지 '용소'. 이 연못에서 용이 솟았다는 전설이 있다.

영산강 350리의 발원지 '용소'. 이 연못에서 용이 솟았다는 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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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사무소에서 10여분 정도 걸어서 올라가면 용소(龍沼)가 나타난다.


용소는 ‘남도의 젖줄’ 영산강 350리의 시원지(始原地)이다. 영산강은 남도인의 생명의 젖줄이며 남도의 역사로 흘러왔다. 영산강 350리를 둘러싼 호남정맥과 남도의 넉넉한 들판, 점점이 뿌려진 다도해가 어울려 남도의 문화가 형성됐다.


용소 주변의 암반은 실제로 용이 꿈틀거리며 지나간 듯하다. 힘찬 폭포줄기는 한번 솟구쳤다 쏟아지면서 깊은 소(沼)를 이루는데 물은 맑고 수심이 깊다.


또한 황룡과 관련된 전설을 지니고 있다. 이 연못에서 용이 솟았다고 ‘용소’, 용이 피를 토하며 죽었다고 이 일대가 ‘피잿골’로 불린다.


가마골 제 2등산로. 출렁다리를 지나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면 사령관 동굴터가 나타난다. 사진=담양군 제공

가마골 제 2등산로. 출렁다리를 지나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면 사령관 동굴터가 나타난다. 사진=담양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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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소에서 조금만 걸으면 세 개의 등산로 갈림길이 나타난다. 제 1등산로는 관리사무소~용소~시원정~신성봉~용추사~용연1·2폭포~관리사무소 코스로, 5.2㎞이고 3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제 2등산로는 관리사무소~용소~시원정~출렁다리~사령관 동굴터~용소~관리사무소 코스로, 2.9km이고 2시간 정도 걸린다.


제 3등산로는 관리사무소~용소~제 3등산로 입구~쉬어바위~치재산 정상~정광사 임도~신선봉~시원정~용소~관리사무소 코스로, 6.9km이고 4시간 30여분이 소요된다.


용소를 지나 용연폭포까지 둘러 보고 돌아오는 제 1등산로의 경사가 가장 무난하다. 시원정과 출렁다리를 지나 사령관 동굴터까지 가는 제 2등산로는 돌도 많고 경사가 급격하게 가팔라진다.


나무로 데크가 만들어져 있지만 사람의 발길도 뜸하고 뱀도 나타난다. 난코스이므로 어린이를 동반하고 걷기에는 상당히 위험하다. 출렁다리에서 내려다보는 용소도 아찔할 만큼 물이 깊다.


시원정에서 바라본 숲은 깊고 울창하다. 용추산의 절경을 내려다 볼 수 있고, 신선봉을 올려다 볼 수 있다. 숲이 서로서로 겹쳐 보인다. 상록수림대가 녹색과 연두색으로 확연하게 다른 색깔로 보인다.


가마골은 6·25 전쟁 당시 빨치산들의 은거지였을 만큼 산세가 깊다.

가마골은 6·25 전쟁 당시 빨치산들의 은거지였을 만큼 산세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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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골은 이 일대에 그릇을 굽는 가마 터가 많았다는 데서 붙여진 이름으로 ‘가마谷’으로 불리다 나중에 가마골로 변했다.


담양군 용면은 조선 말기까지 용천동면이라 불렸는데 당시의 지명을 보면 ‘사기소리’, ‘시사기리’ 등 그릇을 구웠던 곳임을 알 수 있다.


지난 1998년 용추사 주변에 임도를 개설하다 가마터가 발견돼 지명의 유래가 사실이었음이 증명됐다.


실제 지난 1970년대까지만 해도 여기저기에 숯가마가 많이 있었는데,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용추사 입구에 전통 가마 하나를 복원해 놓았을 뿐이다.


또한 가마골은 6·25 전쟁 당시 빨치산이 최후까지 저항했던 치열한 격전지로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아픈 기억을 가진 곳이다.


지난 1950년 가을 국군의 반격으로 후퇴하던 전남·북 주둔 북한군 유격대들이 이곳에 집결해 은거하면서 약 5년 동안 유격전을 펼쳤다.


당시 유격대들은 이곳에 노령지구사령부를 세우고 3개 병단이 주둔하면서 끈질긴 저항을 계속하다 지난 1955년 3월 완전히 섬멸됐다.


지금은 관광지로 개발돼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지만 가끔 탄피, 수류탄, 무기 제조에 쓰인 야철, 화덕 등이 발견되기도 한다. 당시 사령관이 은거했던 것으로 전해지는 동굴터는 등산로를 따라가면 찾을 수 있다.


담양군 관계자는 “용추산은 두 얼굴을 가진 산이다. 가족 단위로 와서 용추계곡에서 반나절 정도 가볍게 쉬다 갈 수도 있다. 하지만 용추산은 생각보다 산세가 깊다”며 “용추산 등반을 하려면 등산복과 등산화를 꼭 챙겨야 한다. 다섯 시간 정도 걸을 수 있는 코스가 있어서 산악회 회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전북과의 경계선에 있어서, 신선봉 정상에서 갈림길을 잘못 들어서면 자칫 길을 잃을 수도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가마골생태공원은 소박한 명칭과는 달리 용소, 용연폭포, 용추사, 사령관동굴터, 김덕령 장군 설화, 황룡 설화 등 참으로 많은 스토리를 품고 있다. 자연 풍광도 절경이지만, 담양 스토리텔링의 마지막 보물섬이다.




호남취재본부 백은하·김육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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