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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a] 드라마 '나의 아저씨' 속 따뜻했던 '정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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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회학자 올든버그 "인간의 욕구는 가정·직장 외의 장소를 원해"
'제3의 장소'는 '정희네'처럼 인간의 비공식적 공공생활 이뤄지는 곳

[Economia] 드라마 '나의 아저씨' 속 따뜻했던 '정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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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지난해 주목받은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중요한 공간 중 하나는 동네술집 '정희네'였다. 정희네는 박상훈, 박동훈, 박기훈 3형제와 동네 친구들이 부담 없이 만나 웃고 떠들며 사는 얘기를 나누는 곳이다.


정희네와 같은 장소를 미국 웨스트플로리다 대학교의 레이 올든버그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제3의 장소'라고 말한다.

제3의 장소는 가정과 일터 다음의 장소를 뜻한다. 학생이라면 가정과 학교 다음의 장소다. 제3의 장소는 다양한 사람들이 목적 없이 모이는 장소다. 인간의 비공식적 공공생활이 이뤄지는 곳이다. 이웃들과 가볍게 교류할 수 있는 장소다.


올든버그 교수는 인간이 가정과 직장, 학교만으로 욕구를 충족할 수 없기에 제3의 장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비공식적 공공생활이 이뤄지는 제 3의 장소가 사라지면서 현대 사회의 여러 문제가 나타났다고 지적한다. 요컨대 현대인들이 겪는 공동체 상실이나 고독감 등의 문제는 제3의 장소의 쇠퇴와 연결돼 있다.


올든버그 교수는 최근 주목받는 홈 엔터테인먼트도 비공식적 공공생활의 쇠퇴와 연관짓는다. 과거 제3의 장소에서 누린 즐거움을 더 이상 충족시킬 수 없게 되면서 가정에 대한 의존도가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다. 제3의 장소가 사라지고 비공식적 공공생활이 불가능해지면서 현대인들은 가정과 직장에서 너무 많은 것을 얻고자 하며 이는 다양한 문제점을 낳고 있다. 따라서 제3의 장소를 살려야 공동체를 되살릴 희망을 얻을 수 있다.

도서출판 풀빛이 발간한 '제3의 장소'는 울든버그 교수가 10년간 연구한 도시사회학의 성과물이다.


올든버그 교수는 1부에서 제3의 장소의 개념과 조건, 특징을 설명한다.


제3의 장소를 가정으로부터의 도피처, 도덕관념이 흐려지는 곳 따위로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또 가까운 거리에 있는 단골술집이라는 해석도 틀렸다.


올든버그 교수에 따르면 제3의 장소는 분명한 특징과 기능을 갖고 있다. 제3의 장소는 지역사회를 구축한다. 이른바 '통합'의 기능이다. 새로운 이웃을 받아들이는 '동화'의 기능,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인 뒤 새로운 형태의 모임을 만드는 '분류'의 기능, 지역 사회의 문제점을 해결할 때 집단 행동의 거점이 되는 '본부'의 기능을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기능은 나이를 불문하고 세대를 어울리게 한다. 그래서 제3의 장소가 제대로 기능을 발휘한다면 이웃끼리 서로 챙겨줄 수 있고 그 어떤 복지제도보다 효과적으로 사회 안녕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2부에서는 독일계 미국인의 라거 비어 가든, 영국의 펍, 프랑스의 카페 등 과거 평화적 공존과 연대가 이뤄졌던 제3의 장소의 예를 소개하며 좀더 구체적으로 제3의 장소를 설명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과거 제3의 장소와 관련한 논쟁거리를 다루며 우리가 복원해야 할 제3의 장소는 어떤 형태와 성격을 띠어야 하는지 견해를 밝힌다.


미국에서 제3의 장소 초판은 1989년 출간됐고 그해 뉴욕타임스 북 리뷰 '올해의 책'에 선정됐다. 풀빛이 출간한 '제3의 장소'는 1999년 개정판이다.


(레이 올든버그 지음/김보영 옮김/풀빛)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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