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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사회]'사회적 고립' 1인 가구가 위험하다

최종수정 2019.07.23 11:20 기사입력 2019.07.2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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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수 비중 클수록 5대 범죄 발생건수 많아

서울 1인가구 64%는
이웃과 교류 전혀 없어

사회적 고립상태 겪어
女 1인 가구 45% "생활 불안"

가구 특성 맞는 정책 필요

[홀로사회]'사회적 고립' 1인 가구가 위험하다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1인 가구 급증이 고립을 낳고 있다. '군중 속의 고독'으로 대변되는 내면의 고립감을 넘어 물리적, 사회적 고립을 겪는 개인이 늘고 있는 것이다. 상당수의 1인 가구는 TV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보여지는 자유롭고 화려한 삶과는 달리 경제적 어려움으로 번뇌한다. 강도ㆍ성폭력 등 각종 범죄에도 쉽게 노출돼 사회적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장진희 한양대 경제연구소 연구원이 발표한 '1인가구와 범죄발생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시 25개 자치구 5대범죄 발생건수, 1인 가구수, 여성비율 등을 분석한 결과 1인 가구수 비중이 클수록 살인, 강도, 강간ㆍ강제추행, 절도, 폭력 등 5대 범죄가 많이 발생했다. 변수들의 상관관계를 수치로 환산한 결과 1인 가구수가 1% 많아질수록 5대 범죄 발생건수는 0.8% 늘어났다. 1인 가구는 유흥업소 비율, 여성인구 비율 등을 제치고 5대 범죄를 가장 크게 증가시키는 요인이었다. 장 연구원은 "1인 가구의 증가는 가족해체뿐 아니라 '사회해체'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를 향한 범죄는 일상의 공포로 다가온다. 지난 11일 발생한 '신림동 원룸 강간미수'사건이 대표적이다. 40대 남성 A씨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원룸 화장실 창문으로 침입해 이 집에 혼자 사는 여성을 성폭행하려 했다. A씨는 피해자가 저항하자 달아났다가 이틀 뒤 경찰에 붙잡혔다.


대학생때 자취생활을 시작해 10년간 1인 가구로 지낸 직장인 임세희(31ㆍ여)씨는 "1인 가구, 특히 혼자사는 여성들은 늘 귀갓길에 불안감을 느낀다"며 "현관 비밀번호를 주기적으로 바꾸다 번호키를 기억해내지 못해 도어록을 바꾼적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 20~30대 여성 1인 가구 700명을 조사한 결과 44.6%는 '일생생활이 안전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응답했다. '대체로 안전하지 않다'(42.2%), '매우 안전하지 않다'(3.4%)고 응답했다. 현재 거주지가 안전하지 않다는 의견도 36.3%(대체로 불안 35.7%, 매우 불안 0.6%)나 됐다.

서울시의 1인가구 실태조사(2017년)를 보면, 서울시 1인가구의 25.8%는 고민상담할 수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이른바 '사회적 고립 상태'를 겪고 있었다. 64.0%는 이웃과 교류가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강도ㆍ성폭행 등 주거 침입 범죄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웃, 주변 인물과의 교류 단절을 1인 가구가 범죄 대상이 되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1인 가구 증가는 여전한 추세다. KB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9 한국 1인가구 보고서'에서는 2017년 기준 1인 가구가 562만 가구로 전체 인구의 10.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 증가세는 인구 감소가 시작되더라도 멈추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의 총인구는 2028년 5194만명을 정점으로 줄어들지만, 1인 가구 수는 계속 증가해 846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회적 관계망에 취약한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1인 가구를)범죄예방정책의 핵심대상으로 편입하고 이들의 특성을 반영한 정책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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