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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대사 사표에 외교관들 "트럼프 눈치 무서워 어디 일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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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봉수 특파원] '트럼프 폄훼' 외교 문서 유출의 주인공인 킴 대럭 주미 영국 대사가 지난 9일 결국 사임한 것을 두고 외교가가 들끓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국 외교가의 베테랑 외교관들은 대럭 대사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솔직한' 평가가 영국 한 주간지에 보도된 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개입해 결국 대럭 대사의 사임을 이끈 것에 대해 "매우 이례적"이라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앞으로 각국 대사들의 외교적 소통 방식에 어떤 영향을 줄 지 모른다는 것이다.

시몬 맥도널드 브리티시 디플로매틱 서비스 수석은 WP에 "사람들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 지 동요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커리어 내내 해왔던 기본적인 일들에게서 갑자기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영국 외무부의 재확인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교관들의 경우 본국과의 솔직한 소통이 필요하다"면서 대럭 대사의 경우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WP는 또 전ㆍ현직 외교관들이 대럭 대사의 사임이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워싱턴DC 주재 외교관들이 본국과 소통할 때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 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대니얼 프라이드 전 미 국무부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은 대럭 대사를 불신임한 것과 가능적으로 동등했다"면서 "지저분한 외교적 조치이자 비우호적인 행동이었다. 오히려 영국 대사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역설적으로 증명했다. 친구를 대하는 최악의 방법이었다"고 주장했다.


애덤 톰스 전 영국 외교관도 "대럭 대사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전적으로 예상됐던 것"이라면서 "워싱턴DC에 주재하는 대부분의 외교관들이 그것과 똑같은 내용을 썼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트럼프 행정부의 거친 반응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외교관의 솔직한 평가가) 매우 민감한 정부라면 예측치 않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것은 상대국 정부의 성숙도에 달려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

미 CNN방송은 좀더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CNN은 이날 대럭 대사의 사임에 대해 "동맹국 대사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첨하는 것만이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길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누가 나라를 대표할지 결정할 특권은 주재국이 아닌 본국이 갖고 있는 것이 외교인데 이번 일은 외교의 작동 자체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킨다"고 비판했다.


영국 내에선 차기 총리로 유력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의 소극적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존슨 전 장관은 파문이 불거진 후 대럭 대사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테리사 메이 현 총리나 영국 외무부 측이 "그는 할 일을 했다"고 옹호한 것과 다른 처사였다. 이에 앨런 던컨 외무 차관은 "존슨이 대럭 대사를 버렸다"며 비열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집권 보수당의 중진 의원들도 '자국 외교관을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넣는' 존슨의 태도를 비난했으며 메이 총리도 의원들에게 "우리의 가치와 원칙을 수호하는 중요성에 대해 숙고하길 바란다"고 존슨을 간접 비판했다. 실제 존슨은 TV 토론에서 자신이 총리가 될 경우 누구를 주미대사로 임명할 것인지에 대해 "예단하지 않겠다"고 답변함으로써 사실상 대럭 대사의 유임 가능성을 배제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한편 이번 파문은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이 지난 6일 킴 대럭 주미 영국대사가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행정부를 "서툴다", "무능하다", "불안정하다"고 진단한 이메일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하면서 시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대럭 대사를 강력 비난하는 한편 지난 9일엔 트위터를 통해 "더 이상 상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사실상 '불신임'했다. 영국 정부는 대럭 대사를 옹호하면서 유출자 색출에 나섰지만 대럭 대사는 전날 사표를 제출했다.




뉴욕=김봉수 특파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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