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AD]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성관계하면서 촬영까지…10대 미성년자 노리는 채팅 앱

최종수정 2019.06.30 16:50 기사입력 2019.06.30 16:46

댓글쓰기

채팅 앱 사실상 성범죄 도구로 전락
랜덤채팅 앱 7개를 고발했지만 수사 어려워
다른 나라의 경우 청소년 노린 범죄 강력히 처벌
전문가, 채팅 앱 단속 등 관련 법안 절실

성관계하면서 촬영까지…10대 미성년자 노리는 채팅 앱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채팅 앱을 통해 청소년을 노린 성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채팅 앱이 사실상 범죄 도구로 전락한 셈이다. 청소년들이 성범죄에 노출되고 있는 사이 이를 규제할 마땅한 방안이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38) 씨는 2015년 12월 채팅 앱을 통해 만난 B(당시 13세)양의 가슴 등을 만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2016년 6월에는 채팅으로 만난 B양(당시 16세)에게 현금을 주고 성매매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A 씨는 피해자에게 자신을 20대라고 속이고 '얼굴이 예쁘다'고 칭찬하며 환심을 산 후 만나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밝혀졌다.


그런가 하면 지난 4월에도 채팅 앱을 통해 10대 미성년자들을 유인한 뒤 성관계를 맺으면서 영상을 촬영하고 일부는 캡처해 대화방에 올린 40대 남성이 구속기소 됐다.


경찰에 따르면 특별한 소득 없이 지내온 D(43) 씨는 2016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휴대전화 채팅 앱을 통해 10대 미성년자 20여 명에게 자신을 기획사 보컬 트레이너로 소개했다.

이후 가수로 데뷔시켜줄 것처럼 속인 뒤 유인해 성관계를 맺으면서 영상을 촬영해 일부는 사진 형태로 캡처해 대화방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 2월 경북에서는 미성년자인 여중생 E양(16)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등학생인 F 군(18)이 경찰에 붙잡혔다. F 군은 채팅 앱을 통해 E 양을 만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성폭행이 아니라 합의하고 관계를 했다"고 진술했다.


성관계하면서 촬영까지…10대 미성년자 노리는 채팅 앱


채팅 앱, 청소년 노리는 범행 도구로 전락…규제 어려워

위 사례 모두 채팅 앱을 통해 성범죄 대상으로 청소년을 노린 경우다. 채팅 앱을 통한 청소년 성범죄 발생 비율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국가인권위원회 실태조사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이른바 돈을 받고 만나는 '조건만남'을 경험한 청소년 10명 중 9명(94.2%)이 채팅으로 상대를 만났다. 경찰청 단속 결과 2016년부터 3년간 채팅 앱에서 적발된 성매수자는 1만1천414명에 달한다.


채팅 앱 자체가 청소년 성범죄 도구가 전락한 셈이다. 하지만 이를 규제할 마땅한 방안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2016년 십대여성인권단체 등 시민단체가 랜덤채팅 앱 7개를 수사당국에 고소·고발했지만, 성매매 알선 혐의를 적용할 수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한 우수명 대림대 사회복지과 교수는"앱 자체가 성매매 도구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누군지 특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처벌이 상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6년에 255개의 시민사회단체의 7개의 채팅 업계를 고발을 했지만 모두 기각되었다"면서 "기각 이유는 사이버 특성상 채팅 앱 성매매 이용자를 불특정, 특정할 수 없다. 그래서 수사가 어렵고. 여성가족부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이들을 처벌할 수 있는 조항 자체가 없다"고 설명했다.


성관계하면서 촬영까지…10대 미성년자 노리는 채팅 앱


청소년 노린 성범죄 증가…청소년 보호할 수 있는 관련 법안 절실

이런 가운데 랜덤채팅을 통한 조건만남 등 청소년을 노린 성범죄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법무부 집계 결과 미성년자 대상 성매매 사건은 2014년 961건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2015년 978건, 2016년 1365건, 2017년 1485건으로 3년 새 약 54% 증가했다.


또래 청소년에 대한 성매매 강요 및 알선으로 입건된 청소년 역시 2013년 130명에서 2017년 245명으로 2배가량 늘어났다.


한편 다른 나라의 경우 청소년 대상 성범죄는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다. 일본은 18세 미만 아동의 인터넷 이성소개 사이트 가입을 금지하고 있다.


영국은 2003년 청소년 성매매 방지법을 통해 성인이 청소년을 성적인 목적으로 만나거나, 어떤 수단을 통해 연락하고 만나기 위해 이동하는 경우 또는 만날 의도가 있는 경우에 대해 징역 10년 미만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형법에서 성매매 대상 중 18세 미만 아동 성매매란 용어 자체가 없다. 아동은 동등한 관계에서 거래를 논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성행위를 하면 청소년의 동의여부에 관계없이 처벌받는다


네덜란드에서는 성매매 신고의무자 대상에 채팅사이트·앱 운영자를 포함시켜 성매매 유인 또는 정보제공 정황이 드러나면 의무적으로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전문가는 청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관련 법안 입법을 촉구했다. 국회에서 열린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보호 법제화 방안 모색 국제 세미나'에 참석한 조진경 십대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아동·청소년들은 자신들이 성을 착취당하고 있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한 채 아무런 제지 없이 끌려들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채팅앱 등은 이들을 성착취로 유인하는 초기 경로가 되고 있어서 더는 개인의 자유로운 사업이라는 미명하에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다"라며 "사이버 성매매 환경을 광범위하게 규제하고 처벌할 관련 법안을 제정, 관련 정책을 수립·시행할 수 있는 전담 기구를 설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