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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희의 On Stage] 모던 발레의 변신 함께 흔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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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버설발레단 29~30일 예술의전당에서 '마이너스7' 공연…대한민국발레축제 폐막작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공연이 막바지에 이르면 무용수들이 관객을 한 명씩 무대로 데리고 올라가 함께 춤을 춘다. 검은 정장을 입은 여자 무용수와 무대에 오르는 관객의 거리는 불과 50㎝. 관객은 무용수의 가쁜 호흡을 느낀다. 무용수의 이마에 맺힌 땀방울이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흥겨운 음악은 계속 되고 여자 무용수는 잠깐 호흡을 고른 뒤 다시 역동적으로 몸을 움직인다.


선택받은 관객만 발레 무용수의 호흡을 느낄 수 있다. 관객의 다양한 반응은 마이너스7이 보여주는 매력 중 하나다. 무용수와 멋진 합을 보여주는 관객이 있는가 하면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관객도 있다. 무용수들은 능숙하게 관객을 이끌면서도 스스로에 도취된 듯 자신을 표현한다. 마이너스7. 유니버설발레단의 모던발레 작품이다.

유니버설발레단은 오는 29~30일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마이너스7을 공연한다. 제9회 대한민국발레축제 폐막작으로, 세계적인 발레 안무가 오하드 나하린(67)의 작품이다. 나하린은 이스라엘 바체바 무용단을 세계 최고 무용단으로 끌어올렸다. 그는 1990년부터 지난해까지 바체바 무용단의 예술감독이었다. 마이너스7은 나하린의 발레 작품 '아나파자(Anaphase)' '마불(Mabul)' '자차차(Zachacha)'의 중요 장면을 재구성해 만든 작품이다.


관객이 무대 위로 올라가 무용수와 춤을 추는 장면은 자차차의 일부다. 자차차는 객석과 무대의 경계를 없애고자 한 나하린의 열망이 담긴 작품이다. 마이너스7의 공연 시간은 한 시간 정도. 대한민국 발레축제 폐막작은 1부 재독 안무가 허용순(55)씨의 신작 '임퍼펙틀리 퍼펙트(Imperfectly Perfect)'와 2부 마이너스7으로 구성된다.

마이너스7 중 아나파자   ⓒ유니버설발레단

마이너스7 중 아나파자 ⓒ유니버설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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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파자는 남자 무용수 리앙 시후아이(34·대만)의 독무로 시작된다. 리앙은 인터미션(1부와 2부 사이 휴식시간) 때 무대에 오른다. 관객들은 보통 인터미션 때 화장실에 다녀온다. 리앙의 공연은 참고 볼 만한 가치가 있다. 그는 타고난 춤꾼의 몸짓을 보여준다. 리앙은 "순간의 음악에 맞춰 나 자신도 예측할 수 없는 동작를 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20분 독무 때 흐르는 음악을 미리 정하지 않기 때문에 어떤 곡이 어떤 순서로 나올지 리앙도 알지 못한다.


"작품들이 대부분 완벽하게 짜인 안무와 연출을 바탕으로 완벽한 동작을 연습해서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그러나 마이너스7의 솔로 부분은 무용수도 스스로를 컨트롤할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마치 아무도 모르는 길을 찾아 나아가는 느낌이다. 무용수 입장에서는 두려움과 모험심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작품이며 한편으로 자신의 새로운 면모를 볼 수 있는 일종의 선물 같은 작품이다."

리앙의 독무가 끝나면 발레단 단원이 한 명씩 합류하고 화려한 군무가 시작된다. 스무 명이 넘는 남녀 무용수들이 검은 정장에 중절모를 갖춰 입고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마이클 잭슨을 떠올린다. 압권은 의자에 앉아 군무를 추는 장면. 무용수들은 반원으로 의자를 놓고 둘러앉아 힘있는 동작을 열세 차례 반복하면서 옷을 하나씩 벗어 무대 중앙으로 집어던진다. 재킷, 신발, 셔츠, 바지 순으로 런닝셔츠와 숏팬츠만 남을 때까지 모두 벗어버린다.


모든 동작의 마지막 부분에 이르면 모두 일어서서 "셰바스하마임 우바아레츠(shebashamaim Uva'aretz)"라고 크게 외친다. 히브리어로 '하늘과 땅에'라는 뜻이다. 응어리진 무언가를 풀어내는 느낌이다. 리앙은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감정과 스트레스가 쌓이고 옷을 벗어던지고 '셰바스하마임 우바아레츠'를 외치며 감정을 발산한다"고 했다.


마불은 '홍수'라는 뜻이다. 의자 군무 때 옷을 벗어던진 남녀 무용수의 2인무다. 이스라엘인들의 삶을 상징적으로 담아 달리기와 걷기가 반복된다. 첫 번째 작품인 아나파자는 '위로' 또는 '단계'라는 뜻을 담았다. 마지막 자차차는 춤의 장르 중 하나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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