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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게임 사용장애=질병, 소모적 공방 멈춰라"(종합)

최종수정 2019.06.21 16:41 기사입력 2019.06.2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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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긴급 심포지엄서 단체 목소리

-인터넷 게임장애 추적조사 및 게임 이용장애의 뇌과학 연구 결과 공개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의사 단체들이 '게임 사용장애는 질병'이라는 입장을 천명하며 반격에 나섰다.

공중보건 및 정신건강 전문단체는 21일 오후 3시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에서 '건강한 게임·미디어 이용환경을 위한 긴급 심포지엄'을 열고 "게임 사용장애 질병 등재와 관련한 본질을 넘어선 소모적 공방 제기를 중단하고 정부가 국민 건강권 입장에서 후속 조치를 진행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심포지엄은 게임 사용장애와 의료현장에서 직접 연관이 있는 공중보건 및 정신건강 9개 전문단체를 비롯해 5개 의학회, 시민단체 등이 공동 주최했다. 의사들이 단체로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 단체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며 일부 정신의학계의 이익을 위한 과도한 의료화 시도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의 공중보건향상이라는 목적과 정신건강전문가들의 전문성에 대한 폄훼에 가깝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해국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중독특임이사는 심포지엄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 세계적으로 WHO의 결정이 논란이 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라며 "얼마 전 일본의 행위중독 관련 학회에 가서 토론했는데 일본과 독일, 호주, 말레이시아 등 6개국은 이미 정부 차원에서 전문학회에 예방치료지침을 만들기 위한 논의를 시작하자는 이야기가 오가고 있었다"고 전했다.


김동현 대한역학회장은 "WHO가 오랜 검토 끝에 질환 관리 목적, 예방 치료의 목적으로 게임 사용장애를 질병으로 등재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게임업계가 (WHO 결정에) 의학적 근거가 없다고 하는데 가장 높은 수준의 전문가가 모인 집단이 WHO다. 게임에 대해서는 업계의 전문적인 역할을 인정하지만 건강 피해에 대한 전문적인 영역은 WHO나 의학계의 근거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인터넷 게임장애 추적조사 연구 결과 게임 이용장애의 뇌과학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임현우 가톨릭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인터넷 게임장애 추적조사 연구결과' 발표를 통해 "2011년 싱가포르 초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2년 장기추적연구에서 게임중독의 2년 지속율이 84% 보고되면서 게임중독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2013년 DSM-5 IGD의 진단기준이 새로 제시된 이후 이를 기반으로 한 연구에서는 1년 지속율이 약 30%로 보고됐다"고 말했다.


DSM-5 IGD 기준은 인터넷 게임의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사용으로 인해 임상적으로 심각한 손상 또는 기능 손상을 보일 때를 말한다. 그런 관점에서 1년 지속율이 30%로 나온 것은 임상적 의미가 매우 크다는 것이 임현우 교수의 설명이다.


임 교수팀은 2015년부터 한국 21개 초·중학교 학생 2400여명을 대상으로 장기추적조사를 진행 중이다. 2년 추적률은 92%로 상당히 높다. 한국 아동·청소년 코호트의 경우 게임사용장애 유병자 중에서 자연 치유되지 않고 1년 동안 기능장애가 유지되는 비율이 33.3%였다.


정영철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게임사용장애의 뇌과학 연구결과'에서 "바둑이나 체스처럼 전략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게임인지, 예측하기 힘든 흥분적인 요소가 많은 게임인지에 따라 뇌는 전혀 다른 패턴으로 활성화가 일어난다"며 "뇌과학적 측면에서 도파민 회로를 과도하게 활성화하는 '무작위 보상 요소'를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연적인 요소에 의해 승부가 결정되는 게임일수록 중독적인 흥분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일부 게임에 내재된 흥분적인 요소에 과도하게 집착한다면 게임은 편향된 방향으로 뇌의 형태적, 기능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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