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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전북 교육이 죽었다"…자사고 지위 박탈에 학부모 '울분·탄식'

최종수정 2019.06.20 14:22 기사입력 2019.06.2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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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전라북도교육청 정문에 상산고 학부모들이 준비한 근조화환이 놓여있다.

20일 전라북도교육청 정문에 상산고 학부모들이 준비한 근조화환이 놓여있다.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전주)=이승진 기자] '전북교육이 죽었다’


20일 전라북도 교육청 정문 앞엔 근조화환이 놓였다. 이날 오전 집회에 참여한 200여명에 달하는 상산고 학부모들은 모두 검은색으로 통일한 상복 차림이었다. 끝내 지정 취소가 되지 않을 것이란 믿음은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비장한 표정을 한 학부모들은 여기저기서 불만을 표출했다. 고3 자녀를 둔 이선옥(51)씨는 "서울은 평가 기준이 왜 70점이나 되냐고 놓고도 싸우고 있다"며 "아이들도 술렁거리고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현행 자사고 재지정 기준은 70점이지만 전북교육청만 자사고 재지정 기준을 80점으로 지난해 말 상향했다.


경기도 평택에서 온 박은경(47)씨는 "공교육이 제대로 해줬으면 이렇게까지 자사고에 목 메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반은 만들지 않고 무조건 폐지는 답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전라도 광주에서 온 정현주(46)씨도 "전국에 자사고가 다 없어지면 공교육이 정상화 되는 거냐"며 "기초학력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아이들이 무엇을 위해 노력하고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학부모 사이에선 음모론도 널리 퍼져 있다. 정부의 자사고 폐지 기조에 맞추기 위해 교육감이 이런 평가를 기획한 것이란 음모다. 익명을 요청한 한 학부모는 "평가 마지막 항목을 보니 두루뭉술하게 마이너스 5점이 나왔다"며 "작년에 지표를 바꾸지 않으면 기준 점수 80점을 넘을 게 확실해보였다"고 말했다.

발표 당일 김승환 전북교육감이 출장으로 부재 중인 것도 문제가 됐다. 또 다른 학부모는 "단 한 번도 (교육감과) 직접적으로 이야기해본 적이 없다"며 "면담 신청은 작년부터 꾸준히 해왔다"고 비판했다.

[르포]"전북 교육이 죽었다"…자사고 지위 박탈에 학부모 '울분·탄식'

상산고 총동창회도 성명서를 내고 교육청 결정을 비판했다. 총동창회는 "전북교육의 정상화를 간절히 바라온 수많은 사람들의 소망을 철저히 짓밟은 처사"라며 "전북 교육의 미래는 죽었다고 단언하며 이에 깊은 조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오전 11시 상산고 지정취소결정이 공식적으로 공개되자 학부모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일부 학부모는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1학년 재학생을 둔 한 학부모는 “그 학교가 우수하지 못하다면 알아서 도태되지 않겠나”라며 “단 한번이라도 아이들에게 언제 행복한지 물어본적 있나. 교육감 본인의 잣대를 들이밀지 말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김 교육감을 향한 학부모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2학년 딸 아이를 두고 있다는 한 학부모는 “가고 싶어하는 학생이 있는데 왜 교육감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학교를 못 가게 하는지 모르겠다”며 “교육감의 사상의 문제인지 교육적 자질이 문제인지 모르겠다”고 날선 비판을 했다.

20일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이 발표되자 학부모들이 전북교육청을 향해 절을 하고 있다.

20일 상산고의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이 발표되자 학부모들이 전북교육청을 향해 절을 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전북 교육이 죽었다”며 자리에서 조문을 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학부모 200여명은 교육청을 향해 절을 두 번하는가 하면, ‘아이고’ 곡소리를 내며 “70점은 통과하고 79.61은 탈락했다”고 소리쳤다.


박삼옥 상산고 교장은 “교육청에서 평가한 것은 적법하지 않고, 청문 과정을 통해 적법하지 않은 사안을 분명히 밝히겠다”며 “교육부가 만에 하나 지정취소에 동의를 한다면 행정소송 등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통해 내년 신입생 입학 절차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집회를 마친 학부모들은 이날 오후 2시 상산고에 모여 임시 학부모 총회를 열고 앞으로의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정부의 자사고 평가에 반대하는 학부모 연대도 이날 오전 서울 교육청 정문 앞에서 가두시위를 벌였다. 시위에는 자사고에 자녀를 보내는 학부모 등 500여명이 참여해 정부의 자사고 정책을 비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전주=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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