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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성공한 대통령'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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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5월 23일 열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 참석해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며 “반드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임무를 다한 다음 다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약속대로 지난해 추도식은 물론이고 10주기인 올해 추도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취임 3년 차를 맞은 문 대통령은 자신의 다짐대로 ‘성공한 대통령’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일까. 정해구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장은 정부 출범 2년을 맞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기득권층과 기대 수준이 높았다가 실망감을 느낀 지지자들, 양쪽으로부터 공격받는 상황”이라고 정리했다.

청와대 출입 기자 입장에서 ‘기대 수준이 높았다가 실망감을 느낀’ 사례를 꼽자면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 하겠다’고 밝힌 대목이다. 현 정부 출범 때부터 2년 넘게 청와대를 출입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직접 대화를 한 것은 한 번이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맞은 토요일에 대선 기간 동안 자신을 전담 취재한 ‘마크맨’들과 북악산 산행을 할 때였다. 문 대통령과 함께 산길을 걸으면서 궁금한 내용을 묻고 답을 들을 때만 해도 그런 기회가 자주 있을 줄 알았다.


나만 특별히 운이 없어서 기회가 적었던 건 아니다. 대통령에게 직접 질문 한 번 못하고 청와대를 떠난 기자들도 적지 않다. 청와대 출입 기자가 많아서이기도 하지만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한 기회가 많지 않았던 이유도 있다. 공식 기자회견 외에 비보도를 전제로 한 비공식 간담회를 합쳐도 대통령이 출입 기자들과 직접 만난 것은 열 번 남짓이다.


사전에 질문을 받지 않고 질문할 기자를 현장에서 ‘낙점’하는 점 등은 이전 대통령 기자회견 때에 비해 진일보한 면이다. 그럼에도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게 출입 기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이전 대통령과 비교해 기자들과 접촉하는 횟수 자체가 적지 않음에도 기자들과의 소통이라는 항목에서 박한 평가를 받는 것은 정해구 위원장 분석대로 대통령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것도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청와대 출입기자가 대통령과의 대면 횟수로 지난 2년을 평가하듯이 국민들은 자신이 처한 현실과 정부 정책이 맞닥뜨리는 지점을 근거로 현 정부 2년을 평가할 것이다.

지지자들의 기대 수준이 높았다가 실망감을 느낀 이유는 크게 보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는 대통령이 하겠다고 한 것을 하기는 했는데 기대보다 적게 했거나 안 한 경우이고 두 번째는 약속대로 했는데 성과가 안 나타나거나 생각하지 못한 부작용이 생긴 경우일 것이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느끼는 부족함이 전자라면, 최저임금 인상은 후자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원래부터 대통령을 좋아하지 않았던 기득권의 저항은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지지층의 마음을 되돌리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하겠다고 해 놓고 국민들 기대만큼 못한 것은 더 하면 되고, 대통령 생각대로 했는데도 결과가 안 좋으면 그만하면 된다. 성공한 대통령으로 가는 길이 멀리 있지 않다./정치부 차장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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