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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복이 아닌 요가 문화를 팝니다" 워라밸족 잡은 '룰루레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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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業스토리]운동복과 일상복 사이 '애슬레저룩' 인기
요가·필라테스·푸드 테라피 등 '커뮤니티 클래스'

[사진=룰루레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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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일상복과 운동복의 경계를 허문 '애슬레저룩(Athleisure Look)'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전 세계적인 흐름으로 운동을 취미로 삼는 이들이 늘면서 운동복처럼 편하면서도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옷차림이 주목받는 것이다. 이 중심에는 애슬레저룩(Athleisure Look)의 원조, '룰루레몬 애슬레티카(이하 룰루레몬)'가 있다.


룰루레몬은 캐나다 출신 기업가 데니스 칩 윌슨이 1998년 요가 수업을 듣다 불편함을 느껴 단점을 보완한 요가복을 만들기로 결심하면서 탄생한 요가복 전문 브랜드다. 기존 트레이닝복은 땀이 많이 나고 스트레칭이 많은 요가 동작을 하기에 제약이 많았던 요가복을 움직임이 편하면서도 몸매를 잡아줄 수 있는 옷으로 직접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부터 매출이 컸던 것은 아니다. 2000년에는 금전적인 문제로 사무실을 낮에는 디자인 스튜디오로 쓰면서 저녁에는 요가수업을 위한 공간으로 빌려줬다. 이후에도 제품 품질 문제와 창업자의 지분 매각 등 각종 구설에 휘말리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룰루레몬이 화려하게 복귀했다. 지난해 룰루레몬 매출은 32억만 달러(약 3조6000억원)를 넘어섰다. 10년 전인 2008년 매출(3억5000만 달러, 약 3900억원)과 비교하면 800% 이상 성장한 셈이다.

운동복이 아닌 요가복을 만들다

룰루레몬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은 단연 제품이다. 룰루레몬이 창업하기 전까지 요가복은 일반 트레이닝복과 다르지 않았다. 지금의 요가복은 어떤가. 신축성이 좋아 움직임이 편하고 뛰어난 통기성으로 옷이 땀에 젖는 일도 많지 않다. 모두 룰루레몬의 작품들이다.


기능성은 물론 편리함을 고려한 디자인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원단 내부에 플랫 심(봉제 부분을 평면으로 잇는 방식) 처리를 해 피부 마찰을 최소화했고, 휴대폰 등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내부 포켓도 장착했다. 또 과감하고 화려한 색감과 패턴을 요가복에 접목해 외출할 때도 입을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요소들 덕에 룰루레몬 제품은 헐리우드 여배우들의 '1마일 웨어'로 선택됐다. 집으로부터 1마일 떨어진 장소, 즉 동네에서 입는 옷을 의미한다. 이런 1마일 웨어가 '애슬레저룩'의 시초가 됐다.

[사진=룰루레몬 공식 홈페이지]

[사진=룰루레몬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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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문화를 팔다

룰루레몬은 '커뮤니티 클래스'라 불리는 무료 강좌가 있다. 제품 구매 여부와 관계없이 남녀노소 모두가 강좌를 신청할 수 있다.

운동복을 입고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요가뿐만 아니라 필라테스, 푸드 테라피 등 강좌 종류도 다양하다. 보통 공원이나 호수 등 야외를 제외하고는 강좌는 모두 매장에서 진행된다. 고객들이 브랜드와 매장, 제품에 대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지난 2016년 서울 청담동에 600평 규모로 처음 들어선 룰루레몬 플래그십 스토어의 경우 제품 판매보다는 요가 강습과 커뮤니티 활동에 역점을 뒀다.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세 층의 매장 중 제품 진열을 위한 공간은 한 층뿐이다. 지하 1층은 운동을 위한 공간이며 2층은 운동 후 좋은 음식을 먹고 차를 마시며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 활동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또 다른 인기 비결은 '앰배서더(Ambassador)' 마케팅이다. 룰루레몬 브랜드의 얼굴은 유명 연예인이 아닌 매장 인근의 유명 요가 강사, 필라테스 강사, 퍼스널 트레이너 등이다. 지역마다 앰배서더가 달라 담당 매장의 커뮤니티 클래스를 직접 이끈다. 또 매일 룰루레몬 제품을 착용하는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이들은 전략적 조언자의 역할까지 수행한다.

[사진=룰루레몬 공식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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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라밸, 직원도 예외는 아니다

워라밸 문화를 지향하는 룰루레몬의 경영철학은 직원 복지에도 묻어있다. 글로벌 직장 평가 사이트 글래스도어에 따르면 올해 가장 일하기 좋은 회사 9위에 '룰루레몬'이 이름을 올렸다. 글래스도어는 일과 삶의 균형, 보상과 혜택, 직원 만족도 등 8개 요소를 통해 직장을 평가하는데, 룰루레몬은 항목 평점 4.4점(5점 만점)을 받았다. 이는 구글보다 높은 평점이다.


룰루레몬 직원 중 86%는 '친구에게 룰루레몬 입사를 추천한다'고 답했고, 룰루레몬의 최고경영자(CEO) 캘빈 맥도날드에 대한 지지율도 92%로 상당히 높게 평가됐다. 한 내부직원은 리뷰를 통해 "회사 자체적으로 직원들의 건강관리를 장려하고, 직원 개개인의 목표 설정을 통한 자기계발에도 지원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룰루레몬은 직원들의 건강을 위해 일정 금액이 담긴 선불카드를 매달 지급하고, 직원 간 미팅도 요가수련과 함께 진행된다.


룰루레몬의 새로운 목표는 남성 라인과 아시아 시장이다. 지금까지 여성 위주였던 요가복 시장에서 새로운 타겟으로 남성을 겨냥한 것이다. 최근 그루밍족 트렌드의 확대로 실제 룰루레몬의 남성 라인은 좋은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남성 고객 유치를 위해 지난해에는 브로가(남성들끼리 하는 요가) 클래스를 오픈하기도 했다. 아시아 시장도 이미 성공 궤도에 오르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최초로 2016년 서울 청담동에 매장을 오픈, 이후 일본 도쿄와 중국 베이징 등에 매장을 열었다. 지난해 아시아 시장에서만 61%의 성장률을 보였다. 아시아 시장과 남성 라인의 보강으로 2020년까지 글로벌 매출 40억 달러(약 4조5000억원)까지 매출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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