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아프리카 수단의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75) 대통령이 축출된 가운데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자 반(反) 정부 시위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수단 반정부 시위의 상징이 된 22세 건축학도 알라 살라는 이날 대중들을 향해 "사람들은 기존 군사위원회를 원치 않는다. 변화는 군부 쿠데타를 통해 수단 국민들을 속이는 것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우리는 전환을 위한 민간위원회를 원한다"고 말했다.
앞서 30년간 수단을 집권해온 바시르 대통령은 이날 군부 쿠데타에 의해 축출됐다. 군을 이끄는 아와드이븐 아우프 수단 국방부 장관은 국영TV 연설을 통해 '정권 전복' 선언을 했다. 아우프 국방장관은 2년 후에 선거를 하겠다면서 현행 헌법 효력을 정지하고 군이 주도하는 군사위원회가 국가를 통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그동안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를 주도해 온 단체들은 "탄압이 계속될 것"이라면서 군부 통치 반대 시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바시르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는 지난해 12월 빵과 연료 가격 인상으로 촉발된 뒤 4개월 여 간 이어져왔다.
시민들은 아우프 장관에 대해서도 다르푸르 주민 살해 혐의로 미국의 제재 대상이라면서 "그가 변화를 대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시위대들은 군부가 장악하면 결국은 같은 정권이 재탄생하는 것과 다름 없다면서 문민 정부가 들어서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독재자로 불린 바시르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를 통해 30년에 걸쳐 권력을 잡았고 2003년 발생한 다르푸르 내전 당시 주민 살해를 명령했다는 혐의 등으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의해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군에 의해 대통령직에서 쫓겨났다.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잡았으나 본인도 쿠데타로 실각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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