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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남자 등 수십건 제보”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 범인 잡힐까

최종수정 2019.04.07 13:10 기사입력 2019.04.07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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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일명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 ‘포천 여중생 매니큐어 살인사건’이라 불리는 장기 미제사건 관련 제보가 수십 건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제보 내용 중 유의미한 것이 있는지, 수사로 전환할 수 있는 특이점이 있는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 사건은 2003년 11월 경기 포천서 당시 15살에 불과했던 여중생 A 양이 납치 된 후, 숨진채로 발견돼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던 사건이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 미제사건수사팀은 현재 수십건의 제보 내용을 분석하며 수사를 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 관계자는 “최근 45건 이상의 제보를 받았다. 관련해 수사로 전환할 수 있는지 유의미한 제보가 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여장 남자’ 관련 제보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는 “‘여장 남자’에 대한 제보도 있다”면서 “몽타주와 비슷한 인상착의를 가진 사람을 봤다는 취지의 제보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모든 제보 내용을 종합해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용의자가 ‘여장 남자’일 수 있다는 제보는 당시 A 양 사건이 일어나기 얼마 전 한 여성이 차량 납치 사건을 당했는데, 당시 용의자 인상착의가 여성스럽다는 취지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 사건 용의자가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 용의자와 동일 인물일 수 있다는 것이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지난 30일 SBS ‘그것이 알고싶다’를 통해 용의자에 대한 인상착의를 밝힌 제보자 B 씨는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 이 일어난 2003년 당시 포천 인근서 차량 납치를 당했다.


B 씨는 A 양이 실종되기 일주일 전 이 사건을 겪었는데, 당시 대학생이었던 B 씨는 저녁 무렵 걸어서 귀가하던 중 낯선 흰색 차량이 다가와 동승을 권유했고, 몇 차례 거절 뒤 결국 차에 탔다.


이후 B 씨가 목적지에서 내려달라고 하자 운전자는 문을 잠근 채 계속 운전했다. 결국, 겁에 질린 B 씨는 달리는 차 문을 열고 탈출했다.


B 씨는 당시 운전자에 대해 “하얀 피부, 갈색 눈동자, 여자처럼 고운 손, 매니큐어를 칠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을 겪은 뒤 포천 일대에는 ‘A 양을 찾는다’는 현수막이 걸렸고 B 씨는 ‘아 그 사람이구나’하고 생각했었다고 토로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범죄심리전문가는 용의자에 대해 성의식이 왜곡된 인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성도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 중 여아들의 놀이 종류 중 하나인 ‘인형 놀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서 이런 맥락에서 ‘매니큐어’를 발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성도착증이란 성적 흥분을 하기 위해 특정 행동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통 성욕을 일으키지 않는 사물이나 행위에 대해 성욕을 느끼거나 원치 않는 상대와 지속적 성행위를 하는 형태를 띤다. 노출증, 관음증, 물품음란증, 의상도착증, 소아기호증 등 30가지 이상의 성도착증 유형이 있다. 심리성적 장애의 하나다.


사건 발생 당시 부검의였던 김윤신 조선대 의대 법의학교실 교수는 “이렇게 어린 여학생의 손톱과 발톱에 아주 빨간 색 매니큐어가 칠해진 사건은 평생 처음”이라며 “상당히 가지런하고 깔끔하게 발라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매니큐어 뿐만 아니라 이 사건의 특이한 점은 더 있었다. 당시 A 양 소지품으로 가방과 신발, 양말, 교복 넥타이, 노트 등 소지품 13점이 발견되었지만, 속옷과 스타킹, 이름표는 결국 찾지 못했다.


지난 2003년 11월 경기 포천 인근서 실종된 A양을 찾는 현수막과 전단.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지난 2003년 11월 경기 포천 인근서 실종된 A양을 찾는 현수막과 전단. 사진=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처


전문가들은 범인이 수집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이름표를 뗀 것을 보면 피해자 물품을 수집하는 살인범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프로파일러 출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흔히들 트로피라고 하는, 자신의 범행의 성과물로 소지품을 가져가는 형태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은 지난 2003년 11월5일 경기 포천 일대서 수업을 끝낸 뒤 귀가하던 여중생이 실종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말한다.


실종 직후 96일만인 2004년 2월8일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된 시신에는 손·발에 빨간색 매니큐어가 칠해져 있었다.


경찰은 수사본부를 꾸려 1년이나 대대적인 수사를 벌였으나 다른 단서나 제보도 없고 당시에는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도 없어 ‘포천 여중생 매니큐어 살인 사건’은 결국 장기 미제사건으로 남았다.


현재 이 사건은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한 ‘태완이법’이 시행되면서 범인을 검거하면 처벌할 수 있다.


경찰은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과 관련된 어떤 제보라도 해주시길 바란다”면서 “모든 제보가 단서다”라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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