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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로 착각하고 간음…대법 "위험성 인정되면 '불능미수'로 처벌"

최종수정 2019.03.29 07:02 기사입력 2019.03.28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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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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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피해자가 술에 만취한 것으로 착각한 상태에서 억지로 성관계를 한 경우, 준강간 미수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8일 준강간 미수 혐의로 기소된 박 모(25)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아동ㆍ청소년 관련 기관 취업제한 5년을 명령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정리하면,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준강간죄로 볼 수 없지만 그런 범행이 발생할 위험이 있었다고 평가되는 만큼 미수죄로는 다스릴 수 있다는 게 요지다.


상근예비역으로 근무하던 박씨는 2017년 4월 자신의 집에서 함께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 안방에 들어가 잠든 피해자가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에 빠진 것으로 착각한 채 간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군검찰은 당초 강간 혐의로 박씨를 기소했다가 1심에서 공소장을 변경해 준강간 혐의를 추가했다.


강간은 가해자가 폭행 또는 협박 등으로 피해자를 항거 불능 상태로 만들고 성관계를 한 데 반해, 준강간은 심신상실 등 다른 원인으로 피해자가 항거 불능 상태라는 점을 이용해 성관계를 했을 때 적용된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항거불능 상태에 있다고 인식하고 이를 이용해 간음할 의사를 가지고 간음했지만 실행의 착수 당시부터 피해자가 실제로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지 않았다면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처음부터 준강간죄의 기수에 이를 가능성이 처음부터 없는 경우로서 준강간죄의 미수범이 성립한다"고 했다.


이어 "범죄 구성요건의 충족은 불가능하지만 그 행위의 위험성이 있으면 불능미수로 처벌해야 한다"며 "박씨의 행위에 준강간 범행이 발생할 위험성도 인정할 수있으므로 준강간죄의 불능미수가 성립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강간죄는 무죄를 선고하고, 준강간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2심은 준강간을 추가한 군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이번에는 준강간 혐의를 무죄로 보고 대신 준강간 미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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