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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와 장소 가리지 않는 카메라…'브이로거' 향한 불편한 시선

최종수정 2019.03.21 15:39 기사입력 2019.03.2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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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박물관 등 공공장소 촬영…일반인 무방비 노출 '민폐'

때와 장소 가리지 않는 카메라…'브이로거' 향한 불편한 시선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최근 유튜버, BJ(인터넷방송 진행자)들 사이에서 일상을 영상으로 찍어 공유하는 일명 '브이로그(VLOG,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가 유행이다. 그런데 일부 브이로거들이 길거리는 물론 기내, 미술관, 지하철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카메라를 켜는 탓에 불편한 시선을 보내는 이들이 늘고 있다.


브이로그는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쓰듯 자신의 이야기를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을 말한다. 브이로거의 일상에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하고 공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1인 방송인들 사이에서는 최고의 인기 콘텐츠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브이로그의 특성상 영상을 찍는 시간이나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아 길거리, 카페, 식당이나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중에도 카메라를 들고 영상을 찍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일부 시민들은 브이로거들과 불편한 상황을 맞닥뜨리기도 한다. 미국 뉴욕에 거주 중이라고 밝힌 A씨는 얼마 전 비행기 내에서 한 유튜버와 실랑이를 벌였다. A씨는 "부부가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자리가 어떻다', '이건 뭐고 저건 뭐다', '식사는 뭐가 맛있다, 맛없다'는 둥 카메라에 대고 설명했다"며 "신경이 쓰이고 불편하긴 했지만 처음에는 이어폰을 꽂고 무시했다"고 했다.


문제는 이륙한 이후에 벌어졌다. 유튜버 부부의 건너편 자리에 앉아있던 A씨의 얼굴이 카메라 앵글에 잡혀있었던 것. A씨는 승무원을 통해 주의를 줬지만 "모자이크 할 건데 유난떤다. 어이가 없네"라는 등 A씨를 향한 험담이 이어졌다. 화가 난 A씨는 영상을 지워달라고 요구했지만 유튜버는 "지우면 손해가 얼만 줄 아냐"며 되레 화를 냈다고 했다.


A씨와 비슷한 피해를 겪은 사례는 상당히 많았다. 20대 직장인 B씨는 "한 번은 미술관에 그림을 보러 갔는데 한 브이로거가 동선을 방해하면서 큰 목소리로 방송을 하고 있었다"며 "카메라 앵글에 얼굴이 잡히지 않으려고 피해 다니느라 감상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카메라를 들고 공개적인 장소에서 촬영을 한다는 자체가 민폐"라고 지적했다.

동의 없이 촬영된 얼굴이나 신체가 드러난 영상이 유포되는 것은 엄연한 불법. 초상권 침해 범죄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범죄다. 그런데 브이로그 자체가 보편화되면서 모자이크 편집을 거치지 않은 채 올라온 영상들도 많은 상황이다. 특히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라이브 방송'은 모자이크가 불가능해 일반인들이 영상에 무방비하게 노출된다.


실제로 유튜브에 '브이로그', '체험후기' 등을 검색하면 수많은 브이로그들이 올라와 있다. 영상을 재생해 보면 얼굴을 가린 채 지나가는 행인이나 본인이 영상에 나오는 줄도 모른 채 지나치는 행인들도 있었다.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되자 국내 대표적인 동영상 플랫폼인 아프리카TV의 경우 불법적으로 촬영된 영상을 올리는 BJ들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를 취하고 경고가 누적되면 퇴출하는 정책을 내놨다. 다만 최대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 등은 해외 플랫폼이라는 이유로 규제가 비교적 약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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