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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카 공유하며 '희희낙락', 그들은 왜 죄의식을 못 느꼈나

최종수정 2019.03.13 09:18 기사입력 2019.03.12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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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관계 여부·동영상 중계식 공유…영웅심리·집단적 불감증 탓 분석도

몰카 공유하며 '희희낙락', 그들은 왜 죄의식을 못 느꼈나


[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빅뱅 승리의 성매매 알선 의혹 대화가 담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정준영 등 다수의 연예인이 불법 촬영한 성관계 영상까지 공유됐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불법 촬영 영상을 공유하면서도 전혀 죄의식 없이 희희낙락하는 모습을 보여 더욱 충격적이라는 반응이다.


11일 SBS 8시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른바 '승리 카톡방'에는 가수 정준영이 포함돼 있었다. 그는 지난 2015년 말부터 10개월 동안 지인들에게 몰래 촬영한 자신의 성관계 영상을 공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비슷한 시기에 룸살롱에서 한 여성 종업원의 신체 부위를 찍은 사진과 영상을 지인들에게 퍼뜨리기도 했다. 이 기간에 채팅방에서 공유된 영상으로 피해 본 여성이 확인된 것만 10명에 이른다.


불법 촬영과 촬영된 영상을 유포하는 건 엄연한 범죄행위다. 성폭력 처벌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 혹은 신상정보 등록 등의 처분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정준영을 비롯한 채팅방 지인들의 모습에서는 죄의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준영은 "OO랑 잤어.", "오늘 보자마자 상가에서 XX했어"라는 등 여성들과의 성관계를 거의 중계하다시피 했고, 가수 이모씨 등 지인들은 "웃기다, 인정", "즐길 수 있을 때 실컷 즐겨요"라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이었다. 심지어 승리의 요식사업을 돕던 지인 김모씨는 "영상 없니?"라며 불법 촬영된 영상 공유를 독촉하기도 했다.


이같이 문제의식 없는 행위들은 불법 촬영 영상 유포 사실을 들킨 이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정준영의 유포 사실을 알게 된 한 피해 여성은 비밀을 지켜달라고 요구했지만, 비밀을 지키기는커녕 오히려 "동영상 찍어서 보내준 거 걸렸다", "영상만 안 걸렸으면 사귀는 척하고 하는 건데"라며 아쉬움을 표하기까지 했다. 지인들조차 'ㅋㅋㅋㅋ'이라고 비웃으며 여성을 조롱했다.

이들의 심리에는 일종의 영웅 심리가 깔려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 교수는 "도덕적으로나 법적으로나 문제가 될 수 있는 행위를 저지르면서 '그럼에도 나는 할 수 있다'라는 영웅 심리가 작용했을 것"이라며 "또 여러 여성과 성관계를 해봤다는 우월감, 그리고 이를 표출하면서 남들에게 인정받으려는 욕구까지 더해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범죄행위가 용인되는 카톡방 분위기, 나아가서는 남성들의 성관계에 대해서는 비교적 관대한 사회적 시선 등이 이들의 죄의식을 흐리게 한 원인으로 꼽았다. 곽 교수는 "채팅방에 포함된 누구라도 '그건 안 돼'라고 지적했다면 10개월이란 시간 동안 채팅방이 유지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남성에게 적용되는 성관계에 대한 낮은 사회적 잣대도 한몫했다"고 분석했다.


또 여럿이 동일 범죄를 저지르면서 죄의식이 흐려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설명도 덧붙였다. 승리, 정준영을 포함해 이 카톡방에 총 8명이 들어 있었던 만큼 책임감도 그만큼 분산됐을 것이란 얘기다. 그렇다 보니 이들이 여성에게 한 차례 들키는 사례가 있었음에도 범죄행위에 대한 심리적 위축도 없었을 것.


이 과정에서 8명 지인 간 신뢰도 상당했을 것으로 예측된다. 곽 교수는 "서로 신뢰가 쌓이면서 '우리끼리니 괜찮다'고 도덕적으로 정당화시키며 아마 이들은 카톡방 내에서 도덕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상황까지 이르렀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편 정준영은 불법 촬영 영상물과 관련한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대중들의 분노가 배가 되고 있다. 지난 2016년 전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피소된 바 있으나 여자친구 측이 고소를 취하하면서 사건이 마무리됐다. 사건이 터진 이후 정준영 측 소속사 메이크어스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를 전했다. 경찰 측은 정준영이 미국에서 입국하는 즉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으로 그를 입건할 예정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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