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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X판”…택시 미터기 교체 현장 곳곳서 소란

최종수정 2019.02.18 20:51 기사입력 2019.02.1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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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터기 교체 첫날, 곳곳에서 아수라장

대기 시간만 1시간…하루 1000여대 교체

오는 28일까지 개인·법인택시 7만2000대 미터기 교체

18일 오전 8시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주차장에 요금 계측기(미터기) 교체를 위해 모인 택시 수백여대가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28일까지 택시 7만2000대의 미터기 교체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사진=최호경 기자)

18일 오전 8시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주차장에 요금 계측기(미터기) 교체를 위해 모인 택시 수백여대가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는 오는 28일까지 택시 7만2000대의 미터기 교체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사진=최호경 기자)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전진영 수습기자, 최호경 수습기자] “이거 완전 개판 아니야. 담당자 나오라고 해”


18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 주차장 곳곳에서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지난 16일 서울 택시 기본요금이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인상된 가운데, 이날 오전부터 서울대공원과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등에서 본격적인 요금 계측기(미터기) 교체 작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현장에서 발생한 각종 혼란으로 택시기사들은 불만을 터뜨렸다.


이날 오전 8시 미터기 교체를 위해 서울대공원을 찾은 택시기사 이모(54)씨가 “밤새 새벽 3, 4시까지 일하고 왔는데 시스템 점검은 하고 불렀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소리쳤다. 서울시는 오는 28일까지 개인·법인택시 7만2000대에 대해 요금 계측기 조정 작업을 진행하는데, 택시 기사가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시는 택시기사의 휴무일에 맞춰 미터기 교체 시간과 장소를 개별로 알렸다. 이날 서울대공원은 개인 택시번호 ‘다’에 해당하는 택시기사들이 대상이었다.


이씨가 고지받은 시간은 오전 7시이었다. 하지만 정작 현장엔 오전 8시가 돼서야 직원들이 나타났다. 미터기 교체는 미터기 업체 직원이 현장에서 진행한다. 하지만 일부 업체 직원의 출근 시간은 8시로, 오전 일찍 모인 택시기사 수백여명이 1시간여를 추위 속에서 기다려야만 했다.

18일 오전 9시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미터기 교체 작업이 진행중이다. (사진=전진영 기자)

18일 오전 9시 경기도 과천시 서울대공원에서 미터기 교체 작업이 진행중이다. (사진=전진영 기자)


오전 9시 본격적인 미터기 교체가 시작되자 현장은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미터기 교체를 위해선 택시 기사 개인이 6만5000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한 번에 수많은 인원이 모이며 카드 결제시스템이 먹통이 됐고, 교체 작업이 40여분 지연됐다. 택시기사 김모씨는 “오전 3시, 일을 마치고 와서 차에서 자면서 기다렸다”며 “내 앞에 20대가 가고 6시간 만에 내 차례가 왔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시간 월드컵공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곳엔 18개 미터기 업체에서 54명의 직원이 나와 교체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지연되는 교체 시간에 택시기사들은 “디지털 미터기로 바꿔놓고 그냥 온라인으로 조정만 해주면 되지, 인터넷 강국인데 이것도 못 하나”며 직원들에게 따지기도 했다. 반면, 택시기사 김모씨는 "오래 걸려도 바꾸는 게 낫다"며 "교체 안 했더니 추가요금 입력하는 사이에 그냥 카드 대고 말 안 해줬으니 난 모르겠다며 그냥 내린 승객이 이틀 사이에 두번이나 있었다"고 토로했다.

미터기를 교체한 이후에도 택시기사들의 불만은 계속됐다. 미터기를 교체한 뒤 해당 미터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검사를 받아야 택시 운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미터기 교체와 검사가 서로 다른 곳에서 진행돼 택시기사들은 휴일 온종일 미터기 교체에 시간을 써야 할 상황이다. 이날 월드컵공원에서 만난 택시기사 임모씨는 미터기 교체는 월드컵공원에서 진행한 뒤, 검사를 받기 위해 서울대공원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인상된 요금이 반영된 미터기로 운행을 하기 위해선 미터기 교체와 검사 두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진은 택시기사 임모씨가 받은 미터기 요금 조정 지정표. (사진=최호경 기자)

인상된 요금이 반영된 미터기로 운행을 하기 위해선 미터기 교체와 검사 두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진은 택시기사 임모씨가 받은 미터기 요금 조정 지정표. (사진=최호경 기자)


현장에선 각종 혼란이 빚어졌지만 서울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요금 인상 시점에 맞춰 서울시내 택시 7만2000여 대의 미터기를 한꺼번에 교체할 여건이 안 되기 때문이다. 요금 인상 때마다 서울시내 60여 곳의 미터기 판매수리업자들이 거점 지역에 모여 미터기 교체 작업을 하는데 하루 이틀에 끝내기에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자동차 관리법 제79조에 따라 임의로 미터기에 손을 댈 경우 운전자와 미터 조작자 모두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게 된다. 또 미터기 대부분이 기계식으로 돼 있어 원격으로 조정을 할 수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요금 인상 등 미터기 프로그램 수정작업이 필요할 경우 하나하나 떼서 전문 업체에서 손을 보는 수밖에 없다”며 “본격적인 교체작업 첫날이어서 현장에서 혼선을 빚은 것 같은데, 택시기사와 승객 모두 불편이 없도록 조속히 작업을 마무리 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전진영 수습기자 jintonic@asiae.co.kr최호경 수습기자 ch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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