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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세계은행주의자 총재 후보…유럽發 반란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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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데이비드 맬패스 재무부 차관 낙점
대표적 반국제기구 주의자...유럽 등 타 회원국들 반발 예상

데이비트 맬패스 미국 재무부 차관. 사진 출처=로이터 연합뉴스

데이비트 맬패스 미국 재무부 차관. 사진 출처=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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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전세계 빈곤 퇴치ㆍ개발도상국 발전 등을 주도해 온 다자주의 국제 기구 세계은행(WB) 총재 자리를 두고 미국 대(對) 유럽 등 다른 나라들의 갈등이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신임 총재 후보로 데이비드 맬패스(63) 미 재무부 차관을 추천하기로 낙점했는데, 그는 대표적 반(反) 국제기구주의자로 유럽연합 등에서 따로 후보를 내세워 맞설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말 퇴임한 김용 전 총재의 후임으로 데이비드 맬패스 재무부 국제담당 차관을 사실상 낙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6일 이를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맬패스 차관이 대표적 반 국제기구주의자라는 것이다. 그는 재무부ㆍ국무부 관리로 일하다 투자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경제 전문가다. 맬패스는 그러나 평소 세계은행과 같은 다자주의적 국제기구에 대해 "덩치가 커지면서 주제넘게 참견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그는 특히 지난해 말 김용 전 총재의 요청에 따라 미국 정부가 세계은행 개발 금융 투자 지분을 증액할 때 강하게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국 강경파이기도 해 중국에 대한 세계은행의 차관 공여 중단을 강력 주장해왔으며, 현재 진행 중인 대중국 무역 갈등 및 협상도 주도해왔다.


이에 따라 미국 우선주의를 주창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눈엣가시 같았던 세계은행 총재 자리에서 김 전 총재를 강제로 내쫓겨 자신의 최측근 경제전문가를 앉혀 대중국 차관 공여 중단 미국 정부의 통제력 강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유럽 국가들의 반응은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빈곤 퇴치와 개발도상국 발전 등 세계은행 고유 임무의 향배도 안갯속에 놓일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유럽연합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세계은행 총재는 회원국 대표 25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에서 85% 이상의 지분을 획득해야 선출된다. 현재 미국이 세계은행 자본금의 약 16%를 출자해 이사회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등 전세계 국가 중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자리를 유럽이 차지해온 반면 세계은행 총재는 미국 정부의 몫으로, 역대 총재는 모두 미국 정부의 추천자가 그대로 임명됐었다. 세계은행은 오는 7일부터 회원국들로부터 추천을 받아 3명의 총재 후보를 선정한 후 오는 4월 중순 새 총재를 최종 선출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총 26%의 지분을 갖고 있는 유럽연합은 물론 여타 신진 국가들의 반란도 예상된다. 아무리 대주주격인 미국 정부의 추천을 받았더라도 세계은행의 가장 큰 비전 중 하나인 다자주의 즉 '국제공조'와 빈곤 퇴치, 개발도상국 발전 등의 비전에 부정적인 인물이 수장으로 임명될 경우 세계은행의 위상ㆍ역할 등이 뿌리채 흔들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유럽연합 등 비(非) 미국 진영이 추천할 가능성이 있는 후보로 여성인 미누쉐 샤피크 런던정경대 총장을 들었었다. 그녀는 이집트 태생으로 미국ㆍ영국에서 교육받았고 양국 시민권을 모두 갖고 있다. 세계은행 부총재를 지냈고 국제통화기금(IMF)과 영국은행에서도 일을 했었다. 또 WSJ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성 세계은행 총재 후보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결국 무산됐다.


한편 한국계 미국인인 김 전 총재는 지난 7일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힌 뒤 2월부터 개발도상국 상대 인프라 투자 사모 펀드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임기가 3년 넘게 남아 있어 지난해 미국 정부의 기금 투자를 늘리면서 부정적 입장으로 일관한 트럼프 행정부와의 불화로 밀려난다는 설이 제기됐었다. 즉 이 설이 사실이라면 맬패스 차관은 자신의 자리를 스스로 만들어 낸 셈이 된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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