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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코끼리' 우려에 굴러들어온 600억으로 막긴했는데…

최종수정 2019.02.05 22:45 기사입력 2019.02.0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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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수익재원 활용 기념재단 올 상반기 설립
강릉 스피드스케이팅·하키센터 등 사후관리업무
예산지원 둘러싸고 정부·지자체 의견차 좁힐까

올림픽 슬라이딩 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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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4년마다 열리는 올림픽 무대에서 선수들이 보여주는 투혼이나 경기 도중 불쑥 피어오르는 감동, 혹은 대회장 곳곳에 스며드는 관중들의 열기 같은 가치를 값어치로 매기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경기를 준비하고 치르는 조직위원회나 지방ㆍ중앙정부 입장에선 수익이나 비용, 즉 돈 문제를 가벼이 볼 수만은 없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은 당초 3000억원 가까이 적자가 날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우여곡절 끝에 600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둔 올림픽으로 남았다.


여기서 언급하는 수익은 각종 대회시설을 짓거나 도로ㆍ철도 등 인프라구축비용은 감안하지 않은 수치다. 우리 정부와 지자체는 올림픽을 치르기 위해 일부 시설을 새로 짓거나 보수했는데 그 비용은 포함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일부 시설은 지난해 대회 전후로는 물론 현재까지도 사후관리방안에 대해 뚜렷한 계획을 정하지 못한 상태다.


큰 틀에서는 대회를 치른 후 남은 수익을 가져다 올림픽기념사업을 할 재단법인을 만들어 관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정부와 지자체, 조직위가 머리를 맞댄 결과다. 아직 재단출연금이 확정되진 않았으나 지난해 10월 잠정적으로 나온 수익 619억원 가운데 500억원 정도를 재단에 출연하는 쪽으로 구상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시설공사 등을 진행하면서 걸려있는 소송에 대비해 일부를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의 협약에 따라 IOC와 강원도가 각각 수익의 20%, 조직위가 60% 정도를 가져가기로 했었는데 IOC는 수익을 모두 한국 스포츠발전을 위해 기부키로 지난해 약속했다. 수익이 날지조차 불투명했지만 어쨌든 수익이 났고 그 결과 올림픽 시설관리를 위한 조직을 갖출 수 있게 된 셈이다. 정부는 그간 올림픽 시설의 사후활용과 관련해선 과거 다른 대회와의 형평성 등을 감안해 해당 지자체(강원도)가 전적으로 책임이 있고 정부가 지원해 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하지만 막상 큰 돈을 들인 올림픽시설을, 협의가 안 됐다는 이유만으로 마냥 방치할 수 없다는 지적에 따라 재단설립이라는 수를 찾았다. 문체부 관계자는 "IOC는 물론 우리 정부도 각종 시설 등 올림픽유산을 '흰코끼리'로 둘 수 없다는 입장은 같다"며 "향후 구체적인 관리방안은 정부와 강원도, 조직위 등으로 구성된 TF에서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의 경우 현 국민체육진흥공단을 설립해 각종 시설관리를 전담했다. 서울올림픽의 경우 유치나 대회를 치를 당시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되기 전이었던 만큼 평창올림픽과 차이가 있다는 게 정부 입장이었다. 강원도 등 지자체에선 지방재정이 열악한 만큼 국가대표 훈련시설로 활용하는 식으로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왔다. 연중 상시로 운영하기 어려운 동계종목 특성 상 정부가 일정 부분 예산을 지원해 동아시아권 동계스포츠 거점시설이나 남북 스포츠교류의 기반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는 구상도 강원도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된 내용이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신축된 시설이 7개, 기존시설을 보완한 게 6개다. 전면복원키로 했던 정선알파인경기장의 경우 여전히 지역사회에서 반발이 거센 탓에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며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하키센터,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는 아직 사후관리 방향을 잡지 못했다. 나머지는 시민체육시설 등으로 활용키로 했다. 우선 올 상반기 중 출범할 올림픽 기념재단은 3개 경기장 시설관리나 재정지원을 하는 한편 IOC협력사업, 남북체육교류 협력사업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올림픽 수익금을 재원으로 우선 출범하지만 향후 강원도가 추가로 출연하는 방안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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