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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에 돌아온 아혹 술렁이는 印尼정치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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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오는 4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대선 후보인 조코 위도도 대통령, 프라보워 수비안토 그린드라당 대표 못지않게 화제의 중심에 선 인물이 있다. 신성 모독 혐의로 수감됐다가 2년 만인 지난 24일 출소한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 전 자카르타 주지사(일명 아혹)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인도네시아 영문 일간지인 자카르타포스트는 그의 출소일에 맞춰 '티옹화(Tionghwaㆍ인도네시아 화교)'의 강력한 리더십이 우리에게 좀 더 필요하다'는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티옹화는 아혹을 일컫는 말이다.


아혹은 조코위 대통령이 자카르타 주지사를 지냈을 당시 부주지사로 그의 오른팔로 불린 인물이다. 대통령에 당선된 조코위의 뒤를 이어 아혹은 인구의 85%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에서 최초의 기독교인으로 자카르타 주지사에 올라 화제가 됐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하며 탄탄대로를 걷던 아혹의 정치 행보가 중단된 것은 2017년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 당시 이슬람 경전인 '코란'을 모독했기 때문이다. 그는 "'유대인과 기독교도를 지도자로 삼지 말라'라는 코란의 구절을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말라"는 유세 중 연설이 무슬림의 반발을 샀고 결국 신성모독으로 징역형을 살게 됐다.


하지만 그는 유죄 판결에도 지지자들을 향해 승리의 'V'를 그리며 당당한 모습을 보였으며, 자카르타 시민들은 도심의 모나스 광장에 모여 그의 석방을 요구해 화제가 됐다. 지난해 타임지가 선정한 100대 사상가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의 석방이 주목받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최근 열린 인도네시아 대선 TV 공개 토론에서 주된 이슈였던 부패와 관료의 권력 남용에 있어서 아혹만큼 강력한 결단력을 보여줄 인물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네시아 내 화교 및 비(非) 무슬림계는 물론 다수 무슬림계 주민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감도 높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정치권에서 아혹의 복귀를 바라보는 시선은 복잡하다. 2017년 주지사 선거에서 아혹과 경쟁했던 아니에스 바스웨단 자카르타 주지사는 "그가 정당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영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며, 자카르타 지역 지도자 포럼에 참가하도록 초대하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아혹의 복귀로 가장 딜레마에 빠진 인물은 조코위 대통령의 러닝 메이트인 마루프 아민 부통령 후보다. 아혹이 신성 모독죄로 유죄판결을 받을 당시 결정적인 의결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민 후보는 아혹 출소 당일 "아혹은 법이 결정한 죗값을 합법적으로 치르고 나왔으며 이는 바람직한 것"이라며 그에 대한 지지를 보냈다.


이 같은 영향력 때문에 아혹이 2년 전 주지사 출마 당시 몸담았던 투쟁민주당(PDI-P) 측은 그의 정계 복귀에 기대를 걸고 있다. 당측은 오는 11월을 전후해 그가 정계에 복귀할 것이며 이 경우 PDI-P 소속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다만 아직 아혹의 행보는 정치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 그는 이미 도심에 석유산업을 위한 사무실을 연 상태며 최근에는 TV 방송국의 쇼프로그램 호스트 자리를 수락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그의 모습이 소개됐는가 하면 그의 아들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아버지와 찍은 사진을 올리며 "그가 돌아왔다. 아버지는 자유"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2년만에 돌아온 아혹 술렁이는 印尼정치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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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최수진 객원기자 nyonya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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