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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등록했는데"…헬스장 '먹튀'에 새해결심 와르르(종합)

최종수정 2019.04.03 14:33 기사입력 2019.01.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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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멀쩡히 영업하던 헬스장 갑자기 '폐업'

업주는 "변상하겠다" 말만…회원들은 지쳐서 포기

현금 선결제, 피해구제 쉽지 않아…사기죄 적용도 어려워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한 필라테스 학원이 남긴 폐업 안내문. 회원들은 폐업 당일 학원을 방문해서야 폐업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사진=피해자 제공)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한 필라테스 학원이 남긴 폐업 안내문. 회원들은 폐업 당일 학원을 방문해서야 폐업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사진=피해자 제공)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이춘희 수습기자] #서울 동대문구에 거주하는 A씨는 새해엔 건강한 몸을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지난해 말 자택 인근 헬스장을 찾아 3개월 이용권을 구매했다. 새해가 돼 들뜬 마음으로 헬스장을 찾은 A씨는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며칠 전까지 멀쩡히 운영하던 헬스장에 갑자기 ‘영업종료’ 안내문이 붙어있던 것이다. 업주는 안내문에 전화번호를 남겨놨지만 며칠 간 연락이 닿지 않았고, A씨는 결국 3개월 회비 20여만원을 포기했다.


새해가 되자 회비를 받아 챙긴 뒤 문을 닫아버리는 이른바 ‘헬스장 먹튀’가 전국에서 횡행하고 있다. 연말, 연초면 헬스장 등 운동센터에 등록하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나는 점을 이용해 ‘한탕’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경영난을 등을 이유로 폐업하는 경우 형사처벌이 쉽지 않고, 피해 금액이 상대적으로 적어 그냥 넘어가는 피해자가 상당수란 점이다.


지난 16일 오후 8시30분께 여성 6명이 단체로 서울 종로경찰서를 찾았다. 이들은 이날 저녁반 수업을 듣기 위해 종로구 평창동에 위치한 필라테스 학원을 방문했다. 하지만 전날까지 정상 영업하던 학원은 문이 잠겨있었고, ‘채무 문제로 가압류 돼 운영을 중단한다’는 안내문만이 붙어있었다. 이에 뿔이 난 회원들이 곧장 경찰서를 찾은 것이다.


회원 진모씨는 “요가 수업을 듣던 사람들은 금액이 적어 포기하는 것 같다”며 “PT나 필레테스는 금액이 좀 되지만 그마저도 100만원 내외의 상황이라 변호사를 선임하기 애매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회원들은 특히 업주의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했다. 진씨는 “가압류가 들어올 정도면 사전에 투자자와 말이 오갔을 텐데 사전에 공지없이 갑자기 문을 닫은 태도가 이해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표와는 연락이 되는 상황이지만 구체적인 보상 날짜와 방법은 없어, 누구는 커피머신을 그냥 가져갔다는 소문도 도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21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헬스장에 붙어 있는 영업 종료 안내문. 해당 헬스장 역시 회원들에게 사전 공지 없이 당일 안내문을 통해 폐업 사실을 알렸다.

21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헬스장에 붙어 있는 영업 종료 안내문. 해당 헬스장 역시 회원들에게 사전 공지 없이 당일 안내문을 통해 폐업 사실을 알렸다.


매년 연초면 전국에서 헬스장 등 운동센터가 갑자기 폐업해 회비를 날렸다는 피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주에 대한 사기죄 처벌은 쉽지 않고, 피해 구제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종로구의 필라테스 학원 사례처럼 대부분의 업주들이 ‘사정이 나아지면 변제하겠다’는 등 형식적인 대응을 통해 사기죄 성립요건을 피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폐업 직전 등록해 한 번도 수업을 받지 않은 사람이 있거나, 폐업한 뒤 다른 장소에서 다시 영업하는 행위가 반복된다면 사기죄로 볼 여지가 있다”며 “하지만 변제 의사를 밝히거나, 피해자가 한 번이라도 서비스를 이용했다면 사기죄 적용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헬스장 폐업으로 인한 피해접수 건수는 2016년 426건에서 2017년 626건으로 200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구제 건수는 2016년 13건, 2017년 21건에 그쳤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현금으로 모든 금액을 선 결제한 경우에는 피해 구제가 쉽지 않다”며 “임시방편이지만 장기간 등록할 땐 카드 분할납부 등의 방법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이춘희 수습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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