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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비 졸라매는 서민·몰락하는 식당…지표서 드러난 최저임금·물가폭등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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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외식산업통계 발표…'최악 지표'
불황에 '외식비'부터 줄이는 고달픈 서민
최저임금·임대료 폭등으로 폐업위기 식당
폐업한 한 상가.

폐업한 한 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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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외식 자영업자가 맞은 폭탄은 3가지입니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폭탄이 첫번째입니다. 식자재값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어요. 곡류, 채소류, 수산물, 축산물 등 안 오른 게 없습니다. 그렇다고 임대료가 하락합니까. 마지막은 임대료 폭탄이죠. 악화일로에요. 생존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광명의 백반집 사장 김 모씨)
"주말도 없이 밤낮으로 일하고 있는데, 봉급생활자보다 더 못 벌어요. 그들 눈에는 임대료, 카드수수료, 인건비, 원재료값 상승 등이 보이지 않겠죠. 내년엔 최저임금이 더 오르잖아요. 식당 사장 대부분이 임차인이라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는 사치입니다. 경기불황이 지속되다보니 식당을 찾는 손님도 너무 줄고 있어요." (일산의 치킨집 사장 최 모씨)

"가는 식당마다 가격인상 팻말이 붙어 있어요. 월급은 제자리인데,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수당은 줄었고 각종 물가 상승에 가계 사정이 여의치 않네요. 물가가 너무 많이 올라 일단 외식을 안하게 됩니다. 외식비 지출을 더 줄일 생각이에요."(방화동에 거주하는 주부 최 모씨)

폐업한 한 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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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자영업자의 곡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에 높은 임대료는 물론이고 각종 식자재값은 천정부지 치솟고 있다. 그런데, 갈수록 손님들의 발길을 줄고 있다. 소비자들 역시 갈수록 가벼워지는 지갑 사정으로 '외식비'부터 줄이고 있는 탓이다. 이 같은 상황은 외식업 경기지표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전망도 비관적이다.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고,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은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면서 폐업의 길로 내몰리고 있다.
9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외식산업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음식점을 운영하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내 음식점업을 하는 자영업자들의 시장경기동향은 각각 54.2, 39.8로 집계됐다. 지난 5월 72.0, 60.8에서 6월 57.8, 50.9로 하락했고, 7월에는 52.1, 34.4 수준까지 내려왔다. 100 초과이면 호전이지만 100 미만이면 악화다. 전통시장 동향지수가 30대 수준인 것은 통계가 공개된 2014년 이후 처음이다. 8월에는 7월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30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 최악의 상황이라는 것을 방증한다.

외식비 졸라매는 서민·몰락하는 식당…지표서 드러난 최저임금·물가폭등 잔혹사 원본보기 아이콘

경기전망지수 역시 밝지 않다. 전 산업의 경기전망지수는 7월 80.9에서 79.7로 하락했다. 지난 4월 86.6에서 5월 86.3, 6월 85.3으로 계속 하락세다. 숙박 및 음식점업 경기전망지수는 75.6이다. 100미만이면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는 것으로 향후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는 얘기다.

외식업경기지수 역시 위축된 상황이다. 외식업경기지수는 지난 8월 68.98로 집계됐다. 지난 3월 69.45에서 하락한 후 5개월째 동결이다. 외식업경기지수는 50~150을 기준으로 100이 초과하면 성장, 100 미만은 위축을 의미한다. 60 후반대에 머무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인건비와 임대료, 원자재값 등이 꼽힌다.

우선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음식점 및 주점업 종사자의 평균 전체 임금 총액은 168만원(2014년)에서 계속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는 190만~200만원 수준이다. 외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쌀, 배추, 무, 오징어, 계란, 닭고기, 쇠고기 등의 8월 가격이 모두 전월과 비교해 올랐다"면서 "임대료 역시 2014년 이후 꾸준히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 시장에서 닭갈비집을 운영하는 백 모씨는 "예전에 총 6명이 일을 했는데, 3명을 내보내고 바쁜 점심시간에 3시간만 아르바이트를 쓰고 있다"면서 "그래도 장사가 잘 되던 시기와 비교하면 수익이 60%는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수익 하락의 원인으로 인건비 외에도 식자재와 임대료 등이 크다고 꼬집었다.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최저임금 제도개선 촉구 국민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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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식당 사장 10명 중 8명은 임차인이다. 또 대부분 개업 이후 5년을 버티지 못하고 폐업하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외식업체의 약 82.5%가 사업장을 빌려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다. 식당 사장 10명 중 8명은 임차인이란 뜻이다. 외식업 폐업률은 전체 산업 폐업률보다 평균 1.5배가 높고, 폐업률 수치도 매년 20%를 웃돈다. 임대료는 폐업의 주된 이유 중 하나. 실제 세종시청 인근의 한 식당은 최근 "시장 상황과 전혀 맞지 않는 어처구니없고 과대한 임대료로 인해 폐업한다"라는 팻말을 붙여 주목을 끌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외식비 지출을 줄이고 있다. 8월 소비자 심리지수는 99.2로 집계됐다. 올해 처음 100이하로 떨어진 것. 소비자 심리지수는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다. 100보다 높을 경우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주관적인 기대심리가 낙관적임을, 100보다 낮을 경우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외식비지출전망도 밝지 않다. 외식비지출전망은 5월 95에서 6월 94로 하락했고, 7월부터 92에 머물고 있다. 개별지수가 100보다 높은 경우 긍정적으로 응답합 가구 수가 부정적으로 응답합 가구 수보다 많다는 것으로,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물가가 오르고 가계 사정이 여의치 않아 허리띠를 졸라매는데, 첫 출발점이 바로 외식비"라면서 "소비자 심리지수와 외식비지출전망을 종합으로 해석하면, 갈수록 외식비를 줄이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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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외식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봇물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올해 자영업 폐업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외식업중앙회가 전국 외식업체 285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77.5%가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경영상태가 악화됐고 80%는 앞으로도 나빠질 것이라고 답했다. 서용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극심한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많은 외식업체가 폐업, 전업을 고려 상황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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