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한글날을 앞둔 가운데 우리나라 국민들의 문맹률은 조사가 무의미할 정도로 낮지만,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 (文解力)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다 보니 ‘실질적 문맹’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는 독서를 통해 저하된 문해력을 올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인 유네스코는 1956년부터 문해력을 두 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글을 읽고 쓰는 기초적인 능력을 말하는 ‘최소 문해력’과 사회적 맥락 안에서 글을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인 ‘기능적 문해력’이다.
문맹률이 낮으면 글자는 읽을 수 있지만, 글의 내용은 알 수 없어 ‘실질적 문맹’에 해당한다. 실질적 문맹이란 글자는 읽으면서도 글의 내용,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의미한다.
산문 문해는 신문의 논설이나 기사, 시, 소설을 포함하는 텍스트 정보를 이해하고 사용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말한다.
문서 문해는 급여 양식, 대중교통 시간표, 지도, 표, 그래프 등 다양한 형태의 문서에 포함된 정보를 찾고 사용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뜻한다.
마지막으로 수량 문해는 금전 출납, 주문양식 완성, 대출이자 계산 등 인쇄된 자료에 포함된 숫자를 계산하거나 수학 공식을 적용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기술이다.
이 때문에 문해력은 독서율과 상관 관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우리나라 국민들의 독서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으로 평균 독서율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만 19세 이상 성인 6,000명과 초등학생(4학년 이상) 및 중·고등학생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7 국민독서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은 1년간 책 한 권 읽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OECD 기준으로 국민 독서율은 영국 32.6%, 아일랜드 31.5%, 독일 26.9%, 프랑스 23% 한국은 8.4%에 불과하다. 독서율의 기준은 만 15세 이상 국민이 1년에 1권 이상 책 읽은 사람의 비율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OECD가 2013년 처음 실행한 성인 문해력 평가 결과를 보면 읽기 문해력, 수리 능력, 기술적 문제해결 능력 등을 평가하는데, 읽기 문해력 영역에서 한국은 OECD 평균인 273점(11위)에 그쳤다. 1위는 일본 296점, 2위는 핀란드 288점이였다. 3위는 네덜란드로 284점, 5위는 스웨덴 279점이다.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한 번도 5위권 밖으로 나가 본 적이 없는 우리나라가 문해력을 기준으로 하는 성인 평가에서는 중간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토론이 가능한 수준’인 3등급 이상 성인의 비율을 기준으로 할 때, 한국의 순위는 평균 아래로 내려갔다.
하지만 성인 나이를 세분해 ‘16∼24세’로 범위를 한정할 경우 문해력 평균점은 20점 상승해 4위가 된다. 다시 ‘55세 이상’으로 기준을 잡으면 평균점이 이 세대 OECD 평균보다 20점가량 낮게 나타난다.
이를 종합하면 학생 시절을 벗어나 직장인 등 생활인이 되면 문해력이 낮아진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문해력 저하의 해결책은 독서라고 강조한다. 한 전문가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자주 읽고, 새로운 지식을 수용할 것을 강조했다. 또 여러 권을 읽는 다독도 중요하지만, 정독에 초점을 맞추고 서평이나 비평, 자기 생각 등을 정리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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