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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독서]"차이나? 닮았어" 중국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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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남 신간 '중국 마케팅, 리셋하라'

[기자의 독서]"차이나? 닮았어" 중국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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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의 후폭풍이리라. 한국의 대기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2년엔 10.5%까지 올랐지만 지난해에는 4.6%까지 떨어졌다.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 60만1444대를 판매했다. 이는 작년 1∼7월의 누적 판매량 50만964대보다 20.1%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같은 기간 2015년 현대ㆍ기아차는 중국에서 89만7554대를, 2016년에는 91만9380대를 판매했다. 올해 실적과 비교해 3분의 2 수준이다.

설명남의 신간 '중국 마케팅, 리셋하라'는 정치적인 것보다 다른 측면에서 중국 시장을 설명한다. 한 마디로 '예전에 알던 중국이 아니다'는 것이다. 단순히 기술력을 내세우는 것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뻔한 얘기지만 위기는 기회다. 저자는 지금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마케팅을 리셋할 시점이라고 말한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안 된다. 현재 중국 소비의 중심 계층인 2030 세대의 취향을 공략할 수 있는 '참신한 기획력'이 승부의 핵심이다.
이 책은 소비의 주역으로 떠오르는 중국의 2030세대가 열광하는 유행부터 방송, 음악, 기념일에 이르기까지 핵심 중국 소비자층에 대한 전방위적인 분석을 담고 있다. 중국인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한 다섯 가지 키워드, 세대별 중국인들의 특성과 성향, 최근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데이 마케팅과 축제 문화, 중국에서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광고 캠페인 일곱 개 등 중국인들을 사로잡을 핵심 마케팅 전략과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우리나라 1세대 글로벌 마케터로 불린다. 주변에서는 '설부인'이라는 닉네임으로 통한다. 1995년 제일기획 입사 후 국내 브랜드 마케팅 전략 업무를 거쳤다. 2003년부터 대략 10년간 삼성전자, 한국타이어, 오리 온, 한국관광공사 등 대표적인 한국 브랜드의 글로벌 마케팅 업무를 했다. 2013년부터 5년 동안 중국 북경에서 주재원으로 근무했다. 2007년 이탈리아 삼성전자 '영디자인 어워드', 2010년 '글로벌 삼성전자 생활가전 브랜드 전략'과 '밴쿠버 올림픽 캠페인 전략' 등을 기획했다. 2012 중남미 10개국 삼성전자 유소년 축구대회 '코파삼성' 캠페인도 그의 작품이다. 현재제일기획에서 우리 문화를 바탕으로 아세안과 전 세계에 통할 수 있는 광고 전략을 짜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은 외국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나 수용력이 매우 높고 서양 문화의 동양적 변형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따라서 서양적 요소와 동양적 요소가 멋지게 결합된 상품에 대한 호응도 역시 매우 높다. 중국에서 파리바게뜨, 뚜레쥬르나 이랜드가 성공한 것 역시 이러한 취향에 기인한다고 봐야 할 듯하다. 서양적 콘텐츠를 동양적으로 살짝 소화한 것 말이다. 이런 제품을 중국인의 구미에 맞게, 가장 센스 있게 잘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은 결국 한국인 아니면 일본인일 것이다."
중국 마케팅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와 서양 문화를 지혜롭게 상품화해서 어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했다. 중국인들은 인도 카레를 일본식, 한국식으로 변형된 모습으로 즐기고, 젤리도 원산지인 미국과 독일에서 건너온 것보다 일본식, 한국식 젤리를 더 많이 먹는다고 설명한다. 단순히 '그럴 것이다'에 그치지 않는다. 저자는 중국에 머무는 동안 70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에서 나온 마케팅 사례를 그 근거로 든다. 그래서 읽다보면 재미와 더불어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지게 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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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마케팅 기획의 핵심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중국인들의 감성을 알려면 현지인들의 대화와 음악, 광고, 책 등을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상품의 기술수준이 비슷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브랜드의 차별화된 느낌이나 감성에 눈을 돌린다. 따라서 브랜드 마케팅 기획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감성과 라이프 스타일, 생활의 맥락에 대한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이해가 필수적이다.

"중국인에게 춘절이란 한국의 추석, 설날, 크리스마스, 게다가 어찌 보면 개천절까지도 다 합친 정도의 의미가 있는 명절이었다. 풍요로운 일상에 대한 감사와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 간의 단합을 일깨우는 추석, 한 해를 마감하고 새로운 한 해를 여는 희망을 담은 설날,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고 사랑과 정으로 사회 공동체를 돌아보는 크리스마스, 게다가 이런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터전인 국가 공동체의 고마움을 떠올리게 하는 개천절의 느낌이 춘절에 담겨 있다."

또 중국 마케팅 기획 시 우리와의 차이와 특수성보다는 유사점과 보편성을 발견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이들도 좋아할 것이라는 전제가 서야 자신감을 갖고 도전하며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중국 후난 위성 TV에서 2013년부터 방영하기 시작한 '아빠 어디가'를 예로 들었다. 2017년 시즌5까지 제작될 정도로 꾸준한 인기를 모았다. 한국에서 수입해온 포맷이지만, 중국에서도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아빠 육아'의 유행과 맞물리면서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저자는 새로운 중국 마케팅에서 내 감수성이 여기서도 통할 것이라는 '확고한 취향력'을 강조한다. 차이와 특수성보다는 유사점과 보편성을 발견해야 중국인들의 주머니를 열어 돈을 번다는 이야기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이들도 좋아할 것이라는 전제가 서야 자신감을 가지고 마케팅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세상에 정답은 없기 때문이다.

"글로벌 마케팅을 하던 사람은 한국과의 유사성에 더 놀란다. 입맛도 생각보다 비슷하고, 취향도 통하는 부분이 많고, 가족 관계에 대한 생각도 비슷하다고 느낀다. 실제 마케팅에서 유리한 사람은 결국 유사성을 발견하는 쪽이 아닐까 한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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