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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진 채식주의자의 정육점 테러…프랑스는 지금 ‘채식-육식’ 전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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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집 채식주의자들이 공격한 상점 [출처=트위터 캡처]

극집 채식주의자들이 공격한 상점 [출처=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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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프랑스에서 채식주의자들과 육식옹호자 사이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급진 채식주의자들이 정육점과 패스트푸드 체인점 테러가 이어지면서 정육업계는 정부를 상대로 조치를 취해달라 호소하고 있다.
급진적 채식주의자들이 테러를 가하기 시작한 건 지난해부터다. 테러의 대상이 된 곳은 정육점, 생선가게, 치즈가게, 햄버거 가게 등이다. 가게가 문을 닫은 늦은 밤, 유리를 깨고 스프레이로 ‘육식 그만!’, ‘고기 먹는 야만인!’ 등의 글을 남기고 달아났다. 프랑스 전역에 50여 곳의 농장과 상점이 공격을 당했다.

경찰이 현장에서 DNA 정보를 수집해 수사를 벌인 결과 총 6명의 용의자를 검거했다. 이들은 채식을 엄격하게 실천하는 완전 채식주의자들인 ‘비건’이었고, 이들은 ‘프랑스의 육식 문화 전체를 사라지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식주의자들의 공격이 지속되자 일부 육식옹호자들도 반격에 나섰다. 지난 8일 프랑스 칼레에서 비건들이 축제를 열겠다고 하자 육식옹호자들이 인근에 대형 바비큐 축제를 여는 맞불작전을 계획한 것. 당시 해당 첩보를 입수한 시 당국이 축제 취소를 명령해 물리적 충돌은 막았지만 큰 사회 문제로 번지는 계기가 된 사건이다.
비건들이 주장하는 바는 동물의 권리 보호다. 이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프랑스의 육식 문화를 압박하고 있는데 지난 4월에는 채식주의자 식품에 ‘비건 소시지’ 등 육류를 연상케 하는 이름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법이 통과됐다. 당시 학교에 주 1회 이상 채식 식단을 제공하자는 법안도 제출됐지만, 통과 되지는 못했다.

최근에는 일부 극단적인 비건들의 움직임이 공격적으로 변하고 있다. 육류를 파는 상점들에 대한 테러는 물론 혐오 발언도 서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정육업자가 이슬람국가(IS) 조직원에게 살해를 당하자, 한 비건 활동가는 페이스북을 통해 “살인자가 테러리스트에 살해당한 것에 절대 동정하지 않는다. 정당한 일이다”는 글을 올렸고, 그는 테러 동조 혐의로 집행유예 7개월을 선고받았다.

극단적인 비건들의 이런 소행은 ‘종(種)차별주의 반대운동’에서 비롯됐다. 오스트리아 윤리학자이자 동물해방운동의 선구자인 피터 싱어는 ‘동물해방’이란 저서를 통해 “인간이 다른 동물을 열등한 종으로 규정해 업신여기는 건 종차별주의(speciesism)”라며 “고통을 느끼는 모든 존재는 동등하게 고려해야 할 가치가 있기 때문에 이들이 견디기 힘든 고통을 제거하기 위해 인간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정육협회는 정부에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다. 제라르 콜롱 내무장관에게 공식 서한을 보내 채식주의자들로부터 보호를 요청했고, 삶의 방식을 강요하는 급진 채식주의자들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프랑스 시민들의 반응은 제각각이다. 육식이 동물의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비난도 있지만, 육식을 하는 건 인간에게 꼭 필요한 요소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도 존재한다. 다만 채식이나 육식을 하는 건 개인의 자유이며, 서로의 견해가 다르단 이유로 공격이나 이념 강요가 일어나선 안 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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