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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항공 승무원은 거친 직업?…잦은 부상·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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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승무원은 '하늘의 꽃'으로 불리지만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직업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항공 승무원은 '하늘의 꽃'으로 불리지만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직업입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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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항공 승무원은 인기 직업입니다. 수백대 일의 치열한 경쟁률을 마다하지 않고 항공 승무원이 되고자하는 취업준비생은 넘쳐 납니다. 비교적 높은 보수와 언제나 여행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일까요?
서울에서 뉴욕까지는 항공기로 14시간이 걸립니다. 이 시간동안 승객들은 좌석에 앉아 자기도 하고 영화도 보면서 쉬지만 승무원들은 비행의 안전과 승객들의 편의를 위해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14시간 동안 서서 간다", "서울서 뉴욕까지 걸어서 간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항공 승무원은 고달픈 직업입니다. 좁고 한정된 공간 안에서 무거운 카트를 밀면서 300명이 넘는 승객에게 식사를 나눠주고, 치우고, 면세품도 팔아야 합니다. 또 진상 고객이라도 타는 날이면 고통은 배가 되는 감정노동자이기도 하지요.

그러다보니 이들은 크고 작은 질병에 노출돼 있습니다. 시차와 상관없이 자주 비행하다보니 낮밤이 바뀐 생활로 시차 피로를 극복하지 못해 늘 멍하거나, 식사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해 소화불량이나 위궤양 등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미국승무원협회 자료에 따르면 이런 질병들을 달고 살기도 하지만 항공 승무원들이 실제 가장 많이 걸리거나 앓는 질병은 '염좌'라고 합니다. 염좌는 흔히 삐거나 접질렸을 때를 일컫는 질병입니다. 전체 승무원의 절반(46%) 가량이 염좌로 고통받습니다. 기류의 변화가 심할 때는 항공기가 요동치는데 심하면 통로에 서있는 사람이 천정까지 치솟아 머리를 부딪히기도 합니다. 승무원들이 좌석에 앉아 있을 때도 항상 안전밸트를 착용하라고 안내하는 이유가 이 때문입니다.

서서 활동하는 승무원의 경우는 어떠한 안전장치도 없이 오로지 몸으로 버텨야 하지요. 무거운 카트를 밀면서 식사를 서비스할 때는 카트가 밀리지 않게, 승객쪽으로 움직이지 않게 붙들어야 하는데 이럴 때 자주 부상을 당합니다. 주로 다치는 부위는 머리나 목(29%), 허리(29%), 팔(13%), 다리(14%) 등입니다.

염좌 다음으로 많이 걸리는 질병은 중이염인데 18% 정도가 앓는데 기압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입니다. 자주 항공기를 타지 않는 승객의 경우는 크게 무리가 되지 않지만 한달에 최소 10~20회 이상 비행기를 타는 승무원들의 경우는 이착륙 때 겪는 압력 변화가 귀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중이염은 특히 신입 항공 승무원들이 마치 통과의례처럼 겪는 질병인데 잦은 비행을 하면서 신체가 적응을 해나간다고 합니다.

물건이 떨어지거나 부딪혀 다치는 타박상도(10%) 많이 입는다고 합니다. 특히 승무원이 당하는 부상 중에 승객의 짐가방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선반에 짐 올리다가 가방이 떨어져 다치는 부상이 짐과 관련된 부상의 68%나 차지한다고 합니다. 승무원이 무거운 짐가방을 높은 선반 위에 올릴 때는 주변의 힘 좋은 분들이 도와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항공산업 종사자의 부상율은 사고 많기로 유명한 건설분야의 부상율보다 높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항공산업 종사자의 부상율은 사고 많기로 유명한 건설분야의 부상율보다 높습니다. [사진=유튜브 화면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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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의 원인별로 보면, 무거운 물건을 선반에 올리는 등의 무리한 움직임(노동)으로 인한 부상이 37%, 사물에 의한 충돌 19%, 기압 변화로 인한 부상 15% 등입니다. 이 외 질병까지는 아니지만 승무원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신체적 증상에는 건조한 피부, 안구건조, 숙면곤란, 두통, 무릎통증 등이 있습니다.

항공산업 종사자 부상율(14.5%)은 다른 분야, 특히 사고가 많은 것으로 유명한 건설분야(8.8%)의 부상율보다 더 높습니다. 더 주목해야 할 문제는 이런 통계 수치들이 1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변동이 없다는데 있습니다.

최근에는 항공 승무원이 일반인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연구진은 지난 6월 '환경위생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항공 승무원이 일반인보다 유방암·자궁암·자궁경부암·위암·피부암·갑상샘암의 발병률이 높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2013~2014년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에서 미국 남녀 승무원 5366명의 건강 정보를 수집했는데 전체 승무원의 15% 이상이 암을 앓은 적이 있거나 현재 암을 앓고 있었습니다. 여성의 경우 유방암 발병율이 일반인보다 1.5배 높았고, 자궁암은 일반인보다 발병율이 무려 3.9배 높았습니다.

'하늘의 꽃'이라 불리며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선발된 항공기 승무원이라는 직업은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강인한 신체와 정신력이 필요한 거친 직업이라는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생각일까요?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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