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지우 모루 연방 1심 판사는 이날 룰라 전 대통령에게 오후 5시까지 쿠리치바시에 있는 연방경찰에 자진 출두하라고 통보했다. 출두하지 않을 경우 경찰이 체포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룰라 전 대통령은 브라질 대법원에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 수감을 피할 수 있도록 인신보호영장(habeas corpus)을 청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모루 판사는 "룰라 전 대통령은 경찰서 독방에 수감될 것이며 수갑 등은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자진 출두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룰라 전 대통령 변호진은 "법적 수단을 모두 동원하겠다"고 밝혀 실제 구속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뿐만 아니라 노동자당은 "인간 바리케이드를 쳐서 룰라 전 대통령의 체포를 막겠다는 계획도 세웠다"고 밝혀 물리적 충돌 가능성도 거론된다.
룰라의 소속정당인 노동자당은 "룰라 전 대통령은 무죄인 데다가 브라질 차기 대선에서 가장 앞서가는 후보"라면서 "노동자당의 대선 후보는 룰라 전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미 노동자당이 다른 후보를 모색하고 있다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사실상 출마하기 어렵게 됨에 따라 브라질 정치권 역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는 룰라 전 대통령의 부재 시 노동자당에서 대안으로 내세울 만한 후보가 뚜렷하게 없어 극우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 등이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봤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브라질의 군부독재를 옹호하는 등 논란이 되는 인물이다.
다만 룰라 전 대통령이 불출마할 경우 보우소나루 후보가 가장 큰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브라질 정치전문가들은 "정치갈등이 심화할수록 보우소나루 후보 등이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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