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이 15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남자 10,000m 경기에서 역주하고 있다. 이승훈은 12분55초54로 결승선을 통과했다./강릉=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내가 포기하면 한국의 1만m는 사라진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장거리의 간판 이승훈(대한항공)은 최근 이렇게 말했다. 강한 사명감. 이승훈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1만m에 나가 끝까지 힘 있는 레이스를 하도록 만든 원동력이었다.
이승훈은 기록, 순위를 떠나 의미 있는 스케이팅을 했다. 그는 대회 전 1만m에서 메달 가능성을 높이 보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1만m를 포기해도 뭐라고 할 이들은 없었다. 1만m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 사이 기피종목이기도 했다. 약 13분간 쉬지 않고 빙판을 쳐서 달려야 한다. 때문에 마라톤처럼 체력소모가 심하다. 다리 근육에 경련이 오고 심할 경우 탈진, 몸살 증세가 생기기도 한다. 다른 종목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종목이어서 경기를 앞두고 포기하는 선수들도 속출한다.
이승훈도 1만m를 포기하고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은 매스스타트에만 집중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었다. 나이도 이제 만으로 서른이 됐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이 포기하면 우리 1만m의 도전 명맥이 끊긴다며 우려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달리는 자신의 활약을 보면 도전하는 후배들이 많아질 수도 있을 거라는 희망이 있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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