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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연두교서]중국 겨냥한 통상전쟁 경고, 왜 빠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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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적인 언급 대신 "美 노동자와 지적재산권 보호, 나쁜 무역협정 고칠 것"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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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3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연두교서에는 당초 예상과 달리, 중국 등과의 통상분쟁을 시사하는 직접적인 경고성 발언이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 내 지지자와 유권자들을 의식해 보호무역의 강도를 한층 높일 것이란 관측과 달리, '공정하고 호혜적인' 관행을 강조하는 수준에 그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규정의 강력한 이행을 통해 미국의 노동자들과 지적재산권을 보호할 것"이라는 언급으로 '미국 우선주의' 기조를 앞으로도 이어갈 것임을 다시 한 번 분명히했다.
이날 연두교서는 대외적으로는 국가안보와 무역 부문에, 내부적으로는 이민, 감세와 규제철폐, 사회기반시설(인프라) 투자 등 5개 정책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무역부문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우리의 번영을 희생시키고 우리의 기업들과 일자리, 나라의 부를 해외로 내몬, 수십 년간 이어져 온 불공정한 무역협상의 한 페이지를 넘기게 됐다"고 평가했다.

지난 1년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주요 무역협정을 '재앙'에 비유하며 탈퇴·재협상에 나섰던 것처럼, 앞으로도 국가이익이 걸린 문제에서는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이는 이날부터 2차 협상을 진행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그동안 잃어버렸던 부를 굉장히 빠른 속도로 되찾고 있다"면서 "앞으로 무역 협정을 맺을 땐 더 공정한 관계를 맺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당초 이번 연두교서에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에 대한 통상법 301조 발동 등과 관련한 직접적인 언급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다. 세계경제포럼 참석 직전 외국산 세탁기와 태양광에 대한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를 발동한 것도 올 들어 확대될 통상전쟁의 예고편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특히 중국의 경우 취임 첫해 오히려 미국의 무역적자가 늘어난만큼 올해 강공 드라이브가 예상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지만 무역분야에서 특정국가를 가리킨 발언이나 NAFTA, 한미 FTA 등 현재 진행중인 무역협정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나쁜 무역협정을 고치겠다.", "미국의 노동자들과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겠다" 등 중국 등을 시사하는 내용이 간접적으로 포함됐지만 당초 예상된 수위보다 낮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우리는 불량 정권과 테러 그룹, 우리의 이익과 경제, 가치에 도전하는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경쟁국들에 직면해 있다"고 언급했으나, 이 또한 방어 차원의 핵무기 현대화와 재구축 의지를 표명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과거 트위터 등에서 볼 수 있었던 날 선 공격적인 표현도 배제됐다.

"눈이 번쩍 뜨일 중요한 발언이있다"고 알려졌던 북한과 관련된 언급도 기존 발언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쳤다. 오히려 45년만의 최저수준을 기록한 실업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증시 등을 내세워 지난 1년간 자신의 치적을 자랑하는 데 상당시간을 할애했다. 법인세율 인하를 골자로 한 세제개편에 대해서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감세와 개혁"이라고 자평했다.

이는 연두교서를 자신의 성과를 강조하는 자리로 활용한 '비즈니스맨'의 모습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또한 미국 우선주의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조금이나마 무마시키기 위한 의도로도 풀이된다. 자칫 보호무역주의가 자국의 고립을 자초해 전체 경제에 부정적인 여파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직접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을 자제한 것으로 보인다.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관행'을 원칙으로 내세우면서 개별 협상을 통해 각국을 압박하겠다는 방침인 셈이다.

경제매체 CNBC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경제전문가 10명 중 1~2명만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보호무역정책이 자국 경제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55%는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긍정적이라는 답변은 16%에 그쳤고, 21%는 평가를 유보했다. CNBC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정책은 주요 우려사항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많은 이들이 이를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실수 가능성에 따를 수 있는 큰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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