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만 3건... 법률상 안할 수 없어. "시기·형식 선택만 남아"
복수의 검찰관계자는 31일 “법관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수사는 불가피하다”면서 “시기와 형식은 고려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시기와 관련해서는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대법원의 3차 조사가 끝난 뒤가 돼야 가능하지 않겠나”라고 전망했다.
검찰이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수사를 불가피하다고 보는 이유는 관련 고소만 이미 3건이나 접수됐기 때문이다.
참여연대는 지난 29일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 해 5월에는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양 전 대법원장 등을 고발했고, 지난 12월에는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이 김명수 대법원장과 추가조사위 판사들을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은 공식적으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사건의 피의자가 전·현직 대법원장과 대법관, 법원행정처장 등 사법부 고위법관인데다, 수사대상이 ‘사법행정’이라는 점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헌법 상 기본원리인 삼권분립 원칙을 훼손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검찰의 걱정이다. 사법행정은 사법부 고유의 업무로서 행정부가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점 때문이다.
법조계에서는 일단 “위법이 있다면 법리상 모두 수사가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대형로펌 소속 조모 변호사(47·연수원 29기)는 “치외법권을 인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수사를 할 수 없는 영역은 없다”면서도 “다만 최근 상황을 고려할 때 검찰이 당장 수사를 하겠다고 덤벼들기는 어려워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변호사는 “수사를 하더라도 대법원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되지 않겠느냐”면서 “절차나 소환대상에 상당한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용진 기자 ohngbear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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