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NH농협은행 美 뉴욕지점 검사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금융당국이 자금세탁방지 업무 미흡으로 미국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은 NH농협은행 미국 뉴욕지점 검사에 나섰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농협은행 미국 뉴욕지점에 검사 인력을 파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미국 금융당국의 과태료 부과 건과 관련해 농협은행 뉴욕지점에 검사 인력을 파견, 준법감시 시스템 등 현황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뉴욕 금융감독청(DFS)은 지난해 농협은행 뉴욕지점에 대해 자금세탁방지 등 준법감시 시스템 미흡과 전문인력 부족을 지적하고 1100만달러(한화 약 118억원)에 이르는 과태료 처분을 내렸다. DFS가 국내 은행을 상대로 자금세탁방지 업무 미흡과 관련해 과태료를 부과한 건 처음으로 농협은행 뉴욕지점 1년 수익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 12월28일 부과받은 과태료를 모두 납부했다.

특히 미국 금융당국이 준법감시 시스템과 관련해 현지에 진출한 해외 은행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국내 은행들도 시스템 개선과 현지 전문인력 고용 등 준법감시 시스템 강화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이번 농협은행 검사를 통해 향후 국내 은행 해외 지점의 준법감시 시스템 개선을 유도할 방침이다. 아울러 다음달 20일부터 미국 현지 금융당국이 농협은행 감사에 착수할 예정인 만큼 이에 대비하기 위한 사전 점검 차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검사로 금감원이 농협은행에 제재를 가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개인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이 아니라 시스템 측면에서 미국 금융당국의 기준을 맞추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라며 "그동안 사례가 없었던 일인 만큼 당국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이유를 점검하고 향후 다른 은행권에 비슷한 일이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차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