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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저격수의 변신, 빅데이터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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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이은철, 제 2의 인생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끝으로 샐러리맨 도전
"체육계는 고향…장학재단 설립 꿈꿔"

이은철 지사장[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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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사격스타 이은철씨(49)는 소총 국가대표로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까지 이 종목 '그랜드슬램'도 달성했다. 그런 그가 지난달 30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2016 스포츠산업 글로벌 컨퍼런스'에 토론자로 등장했다.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 자격으로 스포츠와 IT 산업의 융합을 주제로 의견을 말했다.

"선수들이 사용하는 장비부터 경기장 시설과 중계방송을 통한 다양한 장면에 IT 기술을 접목해 부가가치를 낼 수 있다. 사격을 예로 들어보자. 전자 표적지를 도입하면서 모니터를 통해 관중들과 시청자가 실시간으로 선수들의 점수를 확인하는 재미가 생겼다. 이 기술이 진화하면 총구가 과녁을 조준하는 동선까지 파악할 수 있다. 종목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높아질수록 시장은 커진다."
이은철씨는 미국의 빅데이터 전문업체 '트레저데이터'의 한국 지사장이다. 은퇴한 뒤 사격계를 완전히 떠나 다른 길을 걷는 그를 지난 8일 서울 삼성동 사무실에서 인터뷰했다. 그는 스웨터를 입고 노트북을 든 채 미팅룸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그의 주 업무는 빅데이터를 분석, 비즈니스에 유용한 정보를 골라내 기업의 특성에 맞는 모델을 제공하는 일이다. 그의 고객은 글로벌 기업부터 중소기업까지 다양하다.

이은철 지사장[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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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인터넷·IT 강국으로서 빅데이터 산업이 주목하는 시장이다. 그러나 의외로 성장이 더디다. 이 지사장은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관련 규제가 심하고 데이터를 공유하는데 폐쇄적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직원 다섯 명을 두고 국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끊임없이 발품을 파는 이유다. 일주일 단위로 만든 그의 일정표는 하루 서너 차례 잡힌 미팅과 고객사 방문 등으로 빼곡하게 채워져 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친 그는 실리콘밸리로 가 IT 기업의 세일즈 담당 사원으로 새 삶을 시작했다. 중학교 때부터 미국에서 유학하며 공부와 운동을 병행했고 텍사스 루스턴공대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그래서 진로를 바꾸는데 무리가 없었지만 세일즈맨으로 변신하기는 한다.
"훈련이나 대회 출전 등 대표 선수를 하면서 지원을 받는 데만 익숙했어요. 무작정 고객을 찾아 나서고 미팅 약속을 잡거나 관심 없는 이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견디기 어려웠죠."

사격을 통해 축적한 '몰입능력'은 그가 버텨낸 동력이다. 어려운 IT 용어들을 상대가 이해하기 쉬운 표현이나 예시로 설명하면서 경쟁력도 쌓았다고 한다. 긍정적으로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도 깨달았다. "올림픽에 다섯 차례나 나갔는데 금메달을 딴 한 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실패였어요. 그래도 세상은 금메달리스트라는 영광만 기억해 주더라고요. 어려움을 대하는 생각이 바뀌었죠."

이를 계기로 연봉 3억 원을 받으며 회사 매출의 30%를 책임지는 엘리트 사원으로 인정받고, 스스로 사업체를 차려 30억 원이 넘는 연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2010년부터 5년간 운영하던 개인 회사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폐업을 하고 원점으로 돌아가는 실패도 경험했다. 세일즈맨으로 잘나가던 시절 명성 덕분에 현재 회사에서 다시 재기할 기회를 얻었다.

이은철 지사장[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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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사격을 그만뒀으나 스포츠맨이라는 정체성은 잊지 않았다. "체육계는 고향과 같다"고 했다. 체육인의 권익을 찾는 일에도 관심이 크다. 문화관광부가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로 명칭과 조직 구성을 바꾸는데도 목소리를 내고 이를 성사시키는데 기여했다. 잘나가는 기업인으로 큰돈을 벌겠다는 목표도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 전문 선수를 하는 후배들을 위한 장학재단 설립을 꿈꾼다.

"미국에서 공부를 하고 운동을 하면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베풀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었어요. 외부 후원 없이 모든 기반을 제가 만들고 자립할 수 있는 환경만 갖춘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그는 "궁극적인 꿈이 있기 때문에 지금 하는 일에 매진할 수 있다"고 했다.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받기로 했어요. 회사가 잘 나가야 제 꿈도 가까워지겠죠."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김현민 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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