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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ests] 이 가을, 시인의 눈물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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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예술, 사회, 삶에 대한 75가지 성찰

신문에는 마감 시간과 마감일이 따로 있다. 신문에 실리는 책 소개 기사는 대개 하루나 이틀 전에 마감한다. 출판사에서 공들여 만든 책이 마감일 이후에 오면, 대개 간직했다 다음 주 지면에 게재한다. 때로 기사가 밀려 지면에 게재할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이런 책은 매우 아깝다. 출판사 입장에서 보면 홍보가 되지 않아 아쉽겠지만 신문사 입장에서는 좋은 콘텐트를 수용하지 못하니 손해다. 그런 책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 여기 모은다.

■시인의 울음=등화가친(燈火可親)이라.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 했것다. 이 계절에 읽기에 시를 따라갈 것이 없다. 즉 가을은 시의 계절이다. (시의 계절이 지나고 나면 소설의 계절이 온다. 톨스토이나 도스토예프스키의 장편에 달라붙든 조르주 심농, 존 르 카레 같은 천재들의 추리물에 달라붙든 선택은 자유. 소설가 루이스 세풀베다는 후자였나보다. “겨울에는 코냑 한 통, 그리고 심농 전집과 지내는 게 최고다.”) 아무튼 가을에 읽으면 시구가 마음 벽에 착착 와서 달라붙는다. 요사 부손의 하이쿠 한 조각, “늦가을 찬비, 옛사람의 밤도 나와 같았으리니(しぐるや我も古人の夜に似たる)”. 그러니 ‘가을은 시인의 계절’이라 한 출판사의 책 소개가 공연한 짓일 리 없다. 메인 테마는 눈물 곧 울음이다.
“시인들이 남긴 말은 오랜 세월을 두고 사람들의 가슴을 저리게 하며 내 마음, 내 노래처럼 울렸다. 왜 그럴까? 시(詩)란 아름다운 ‘울음’이기 때문이다. ‘울음’이란 슬퍼서 우는 것과 가슴을 울리는 것을 모두 포함하는 중의적인 단어다. (중략) 사람은 감정이 물결치면 운다. 허무해서 울고, 서러워서 운다. 그리워서 울고, 외로워서 운다. 시인은 우는 사람이다. 기뻐서도 울고, 슬퍼서도 운다. 시인은 그 울음을 아름다운 언어와 노랫말에 실어 문자로 남긴 사람들이다. 음악인은 노래나 악기로 울고, 화가는 그림으로 운다. 영화인은 영화로, 소설가는 소설로 운다. 모든 문학과 예술인은 우는 사람들이다. 운다는 것은 모든 살아있는 생명의 ‘울림’이다. 살아있으므로 운다. 그리고 우리는 그 시를 읽으며 공명(共鳴)한다. 비록 과거의 사람들, 과거의 울림이지만 신산한 삶을 사는 현대인에게도 똑같이 공명하는 울림이다. <안희진 지음/돌베개/1만8000원>
■생활의 사상=인문학, 예술, 사회, 삶이라는 네 가지 주제 아래 에세이 형식을 빌려 진지하면서도 무겁지 않게 풀어낸 글 75편을 모았다. 글들은 제각기 생명력을 지니고 다른 방향으로 뻗어 나가지만, 마지막에 다다르는 곳은 우리의 생활이다. 1부 주제는 인문학. 스피노자와 진주 귀걸이 소녀의 만남을 상상하고 칸트와 프루스트가 보낸 인내의 시간에서 진리란 무엇인지 읽어 낸다. 2부의 주제는 예술이다. 파멸할 수밖에 없는 운명 앞에 선 헥토르와 멕베스에게서 구원을 떠올리고, 요양하러 간 온천에서 금홍이를 만난 이상을 통해 문학과 질병의 관계를 논한다. 3부 주제는 사회. 우리가 사는 세상은 왜 ‘삼국지’보다 ‘금병매’에 가까운지 질문하고 도난당한 반에이크 형제의 작품을 보며 사라져 버린 정의를 생각한다. 4부 주제는 삶이다. 졸음을 참지 못하고 잠든 프리아모스 대왕의 모습을 통해 피할 수 없는 일상을 가리켜 보이고, ‘얼짱’ 마법사 하울의 경박함 속에도 진정한 아름다움을 향한 가능성이 있음을 발견한다. <서동욱 지음/민음사/1만5000원>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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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미국에서 ‘언더그라운드의 베스트셀러’이자 ‘21세기를 위한 동물농장’으로 평가 받았던 작품. 저자 존 켄드릭 뱅스는 미국의 근대 문학을 대표하는 유머 작가로 유명하다. 동화의 형식을 빌려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재치 있는 유머로 가득 차 있다. 동화처럼 재밌고 가볍게 읽힌다. 국가 권력과 사회 체제에 대한 패러디를 그동안 우리에게 친숙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거울 나라의 앨리스’를 패러디한 이 작품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더구나 이제는 트럼프의 시대! <존 켄드릭 뱅스 지음/윤경미 옮김/책읽는귀족/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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