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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시대교체"…안희정 출사표 '콜라보네이션'

최종수정 2016.11.07 10:26 기사입력 2016.11.07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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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지사로 일한 6년의 기록…다양한 분야, 구체적 비전 제시

안희정 책

안희정 책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정치인들의 자서전이나 회고록에는 일정한 공식이 있다. 일단 자화자찬이 빠지면 안된다. 이명박(76) 전 대통령이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에서 자원외교나 4대강 사업 등 재임시절의 '치적'에 대해 일관되게 자랑했듯이 말이다. 공은 부풀리고 과는 숨긴다. 잘못된 정책이나 실수를 허심탄회하게 고백하고 반성하는 책은 드물다. '폭로'도 빼먹을 수 없다. 최근에는 송민순(69)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회고록 '빙하는 움직인다'가 2007년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표결과 관련한 내용을 담아 한바탕 논란이 됐다. 2012년 출간된 전여옥(58) 전 한나라당 의원의 자서전 'i 전여옥'의 글도 새삼 화제가 됐다. "박근혜는 대통령이 될 수도, 되어서도 안 된다. 정치적 식견/인문학적 콘텐츠도 부족하고, 신문기사를 깊이 있게 이해 못한다. 그녀는 이제 말 배우는 어린 아이 수준에 불과하다."

안희정(51) 충청남도지사도 책을 냈다. 제목은 '콜라보네이션(collabonation)'이다. 협력(collaboration)과 국가(nation)의 합성어로, 국민이 참여해 이끄는 더 좋은 민주주의 사회를 뜻한다고 했다. 2008년 '담금질', 2010년 '247명의 대통령', 2013년 '산다는 것은 끊임없는 시작입니다'에 이은 네 번째 책이다. '대권 잠룡 4인방(박원순 서울시장·남경필 제주지사·원희룡 제주지사)'으로 꼽히는 안 지사는 최근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나섰다. 지난 9월에는 "나는 뛰어넘을 것입니다. 동교동도 친노도 뛰어넘을 것입니다. 친문도 비문도 뛰어넘을 것입니다. 고향도 지역도 뛰어넘을 것입니다. 더 나아가 대한민국 근현대사 100여년의 시간도 뛰어넘어 극복 할 것입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 책은 그가 충청남도지사로 있었던 6년의 기록이자, 정부·외교·안보·환경·농업 등 각 분야의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출사표이기도 하다.
이 책의 가장 큰 화두는 '국가란 무엇인가, 또 정부의 역할은 어디까지인가'이다. "역사의 진보를 믿는 진보주의자이자 민주주의자"라고 자신을 소개한 안 지사는 "이제 어린아이를 안고 달래던 부모에서 한 단계 나아간 역할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시장과 국민을 이끌었던 시대는 끝났다"고 단언한다. 더 이상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도 없으며, 시장과 개인의 영역에 정부가 과도하게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방에도 확실하게 자치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2015년 5월 메르스 사태가 터졌을 때 중앙 정부가 현장 상황을 알지도 못한 채 지휘해 피해가 확산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600년 넘게 중앙 집중화된 국가 체제의 몰락을 여실히 느꼈다"고 적었다. 충남지사로 있으면서 겪었던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그는 결국 "지방자치야말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다음 과제"라고 확신한다.

이 책에서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자화자찬이나 폭로의 내용은 찾기 힘들다. 수도권 규제 정책 무력화, 개성공단 폐쇄 등과 관련해 이전 정권을 비판하는 내용은 있다. "누구에게나 반응해주는 일, 아기에게 언제나 반응해주는 일, 현장/주민, 그 속에 답이 있다", "우리는 정말 가난할까? 물질이 가난한가, 정신이 가난한가. 성장 동력은 무엇인가" 등 직접 써내려간 수첩 속 메모에서는 다양한 고민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다만 정치인이나 행정 관료로서의 안희정보다 인간 안희정의 모습을 기대했던 독자들이라면 모범답안을 보는 듯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역시 눈여겨보게 되는 부분은 대선과 관련한 내용이다. 안 지사가 출마하게 되면 결국 이 책에서 밝힌 비전이 대선공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 국가 지도자로서 내가 준비되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묻는다"는 안 지사는 다음과 같이 시대 교체를 제안한다. "통합과 공존, 조화의 철학이 담긴 새로운 정치 리더십을 꿈꾼다. 21세기 새로운 민주주의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 직업 정치인으로서 품은 시대적 소명이다. 그 꿈은 정권 교체에만 머물지 않는다. 세대교체로도 부족하다. 20세기를 뛰어넘는 시대의 교체여야 한다고 국민에게 제안한다."
(콜라보네이션 / 안희정 / 스리체어스 / 1만6000원)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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