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추석연휴 보낸지 보름 밖에 안됐는데 학교가 또 쉰다네요. 당장 초등학교 1·3학년 두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할지…"
서울의 경우 전체 559개 국·공립초등학교 가운데 226곳이 오는 4일 재량휴업에 들어간다. 이 가운데 25곳은 4~5일 연속으로, 11곳은 4~7일까지 재량휴업이 예정됐다.
재량휴업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따라 연간 수업일수 190일 이상을 충족시킬 수 있는 범위에서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하게 된다. 통상 연초 학기가 시작되기 전 학교장이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하며, 휴업 일정도 미리 학부모들에게 알려주고 있다.
맞벌이 가정의 경우 어쩔 수 없이 부부 중 한 명이 휴가를 내야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에서 여름휴가가 끝난 시점에 추가로 2~4일 휴가를 내기란 쉽지 않다.
일부 지역에서는 학교가 쉬는 날짜에 맞춰 인근 학원들도 모두 휴원해 돌봄교실이 끝난 학생들은 또다시 갈 곳이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반면 또다른 학원들은 아예 이 기간에 맞춰 '특별수업'을 편성하는 등 당초 재량휴업을 도입한 의도와 어긋나게 오히려 사교육을 부추기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학부모 B씨는 "당장 재량휴업이라고 하면 아이에게 뭔가를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 공연이라도 한 편 보고 직업체험과 같은 활동이라도 한 번 시켜주고 싶지만 솔직히 비용이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학부모 C씨는 "아이들도 매일 반복되는 학교 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부모와 여행도 하고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본다"며 "하지만 다른 아이들이 학원 특강에 참석한다는 얘길 들으면 마음 편히 놀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또다시 선행학습을 다그치게 된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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