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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동전노래방 주인들 "초딩 무서워 장사 못하겠다"

최종수정 2016.09.18 15:10 기사입력 2016.09.1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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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PC방 앞에 붙어있는 '초등학생 출입금지' 안내문 (출처=트위터 캡처)

한 PC방 앞에 붙어있는 '초등학생 출입금지' 안내문 (출처=트위터 캡처)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서울에서 PC방을 운영하는 이정남(40·가명)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PC방을 자주 찾는 초등학생 몇 명에게 15세 미만 불가 게임을 하면 안 된다고 타일렀더니 초등학생 중 한 명이 '이곳에 미성년자 불가 게임을 하는 초등학생이 있다'고 허위신고를 한 것이다. 이씨는 "다행히 단속은 피했지만 억울하게 걸릴 수도 있었다"며 "요즘 청소년들 때문에 힘들 때가 많다"고 말했다.

지방에서 동전노래방을 운영하는 김모(60)씨도 최근 골치를 앓고 있다. 오후 10시를 넘어서도 들락날락하는 일부 10대 학생들 때문이다. 몇 번을 타일렀지만 관리하는 사람이 없는 틈을 타 들어오기 일쑤다. 혼이라도 내려고 하면 학생들이 오히려 화를 내 언성이 높아지기도 수차례다. 김씨는 "마감이 오후 11시고 괜한 문제 일으키고 싶지 않아 못 본 척 할 때도 있다"면서도 "요즘 학생들은 무서워 함부로 타이르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최근 10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나이제한 게임을 즐기거나 미성년자 출입이 금지된 시간에 동전노래방을 찾는 등 일탈이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청소년들의 탈선과 범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를 받는 업주가 늘면서 일탈 청소년에 대한 공분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유해 환경에 노출된 청소년을 모니터링 하는 '청소년 유해환경감시단' 활동 실적은 2013년 총 4만106건에서 2014년 4만2077건, 지난해 4만6242건 등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감시단에 의해 신고·고발까지 당한 업소는 2013년 3106건에서 지난해 1만3838건으로 늘었다.

이와 같은 추세에 PC방협회는 가맹업체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주의를 요구하기도 했다. 문자에는 "최근 청소년들이 부모님의 주민번호로 회원가입을 한 뒤 15세 미만 불가 게임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PC방 업주가 일일이 확인이 어렵다는 목소리를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했지만 PC방 업주의 고의성이 없어도 관리가 필요하다는 답변이 돌아와 각별한 주의를 바란다"고 적혀있었다.
이에 일부 PC방은 아예 초등학생과 중학생의 입장을 허용하지 않기도 한다. 서울 중구에서 PC방을 하는 김모(41)씨는 "업주들은 나이가 어린 학생들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욕을 하거나 소리를 지르는 경우가 많아 손님들도 힘들어 한다"고 했다.

사정은 동전노래방도 마찬가지다. 이곳은 오후 10시 이후 청소년의 출입이 금지되지만 허술한 단속을 틈타 청소년들의 일탈의 장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추석 연휴 전후해 오후 10시 이후 서대문구에 있는 동전노래방 4곳을 방문해본 결과 3곳에서 신분증 검사를 할 인력이 배치되지 않았다. 정문에는 청소년의 출입 금지 시간을 밝혀놨지만 사실상 청소년 일탈에 무방비인 셈이다.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환경과 관계자는 "청소년 출입 금지 시간대에 업주들의 신분증 단속이 무엇보다 우선"이라며 "유해감시단 등을 통해 금지 업소에 출입하거나 약물 등에 노출된 청소년들을 보호하고자 모니터링과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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