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댈러스 참사에 가위눌린 미국

최종수정 2016.07.11 14:27 기사입력 2016.07.1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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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은 지난 주말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루이지애나 주와 미네소타 주에서 경찰에 의한 흑인 총격사망 사건이 발생한 직후 텍사스 주 댈러스에선 경찰관 5명이 한 흑인의 매복 공격으로 목숨을 잃으면서다. 연쇄적으로 터져 나온 흑백 인종 갈등과 경찰 ,총기 이슈에 미국 사회가 집단적으로 가위눌린 듯한 분위기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사회 지도자들이 화합과 치유를 호소하고 나서고 있지만 워낙 고질적인 사회적 문제가 뒤엉켜 있어서 이를 둘러싼 갈등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는 슬로건으로 상징되는 흑인 차별 시위는 주말 사이 미 전역으로 확산됐다. 지난 7일 밤 발생한 ‘댈러스 참사’ 직후 잠시 주춤했지만 오랫동안 누적된 흑백간 인종 갈등을 잠재우진 못했다.

시위는 잇따라 흑인이 피살된 세인트폴(미네소타), 배턴 루지(루이지애나) 시는 물론 뉴욕과 시카고, 로스앤젤러스 등 미국의 주요 대도시들로 급속히 번져갔다.

미국 언론들은 주말 동안의 세인트폴과 배턴 루지 일대에서 항의 집회가 폭력 시위로 번지면서 수백명의 시위대가 경찰에 연행됐다고 전했다. 시위대 일부는 돌맹이와 유리병은 물론 화염병을 던지며 경찰과 대치했다.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 경찰 본부 건물에는 수발의 총탄이 날아들었고 캘리포니아주와 조지아주 일대에선 시위대가 간선 도로를 점거하며 경찰과 대치하는 등 일촉 즉발의 상황이 곳곳에서 연출됐다. 경찰도 연막탄을 쏘며 강제해산과 연행에 나서며 시위대와 물리적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반면 댈러스의 경찰 피살 현장주변에선 추모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추모 장소로 옮겨진 경찰 순찰차는 시민들이 올려놓은 추모 화환으로 뒤덮였다. 주변에는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는 구호가 나붙어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는 슬로건과 강한 대조를 보였다. 이밖에 전국 각지에서 피해 경찰관과 가족을 돕기 위한 모금운동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데이비드 브라운 댈러스 경찰서장은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경찰에 대해 매복 공격을 가한 뒤 사살된 마이카 제이비어 존슨(25)이 당초 댈러스 전역에 피해를 줄 정도로 대규모 공격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는 “존슨이 흑인 피격 사망 사건으로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실행한 것 같다”고 전햇다.

한편 미국의 언론들은 댈러스 참사가 흑인들의 저항 운동에 반감을 지녔던 백인 보수층을 자극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 2008년 대선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를 지냈던 사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에 대해 “웃기는 촌극”이라며 공개 비난하고 나섰다.

보수성향 온라인매체 드러지리포트는 ‘흑인의 생명도 하다는 운동이 경찰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뉴욕 타임스(NYT)는 미국 사회에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 대 '경찰(Blue) 목숨도 소중하다'의 갈등과 균열이 생겨나고 있다며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한편 백악관은 10일 유럽을 순방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일정을 하루 축소, 귀국할 예정이며 오는 12일엔 댈러스를 직접 방문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댈러스에서 열리는 범종파간 추모식에 참석, 미국 사회의 화해와 단합의 메시지를 강력히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유럽 방문기간 중에도 4차례에 걸쳐 법을 테두리를 벗어난 과도한 물리력 행사에 대해 엄단 의지를 거듭 밝히는 한편 흑인 단체에 대해서도 “경찰을 존중해야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미국의 T.D 제이크스 주교도 댈러스에서 가진 주말 미사를 통해 “우리 (흑인과 경찰) 모두 신의 자녀들”이라면서 “이제 다함께 치유를 위해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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