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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모니카 우드 장편소설 '세상에 하나뿐인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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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하나뿐인 소년

세상에 하나뿐인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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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거동이 어려운 노인의 집안일을 도와 보이스카우트 공훈 배지를 따려던 소년은 어느 날 운명처럼 오나 비커스의 집 현관으로 찾아간다. 104세 노인 오나와 열한 살 난 소년은 진지한 우정을 나눈다. 두 사람의 우정은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에 등장하는 제제와 뽀루뚜까를 떠올리게 한다. 하지만 그 우정은 잠시 뿐이다. 소년이 세상을 떠나버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늙었지만 신비로운 여인 오나의 집안일을 도우러 온 사랑스럽고 특별한 소년의 눈부시게 아름다운 우정은 거기서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오나와 소년의 우정, 그리고 소년의 죽음은 표류하던 소년의 가족들을 일깨운다. 기타리스트인 퀸 포터는 몇 년 동안 공연을 쫓아다니며 길 위를 방랑하느라, 전처 벨과 희한할 정도로 관찰력이 뛰어난 열한 살 아들 곁을 내내 떠나 있었다. 그렇게 형편없는 아버지 퀸이 아들이 끝내지 못한 보이스카우트 공훈 배지를 따기 위해 오나를 찾는다. 아들이 시작했던 일을 완수함으로써 그것으로나마 부족했던 아버지 노릇을 벌충하여 아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싶어서다.
그렇게 해서 퀸은 일곱 번에 걸쳐 토요일마다 그녀의 집에 찾아가 집안일을 돌보는 의무를 맡는다. 오나는 퀸에게 소년이 세계 최고령 운전면허소지자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려보자고 자신을 설득했다는 사실을 털어놓는다. 하지만 그것은 오나와 소년이 공유한 비밀 가운데 작은 조각에 불과했다. 늘 뭔가에 귀 기울이고 뭔가를 배우고 있었던 아들이었음에도 자신이 이해하지 못했던 아들을 알고 싶은 마음에, 퀸은 엉겁결에 아들이 남겨놓고 떠난 일을 떠맡으면서 오나와 우정을 쌓아 간다.

모니카 우드의 소설 ‘세상에 하나뿐인 소년’은 아들의 죽음으로 고통스러운 회한만을 느끼던 퀸과 소년과의 만남을 통하여 마법처럼 모국어를 되찾는 리투아니아 이민자 오나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아름다운 이야기다. 소설 속의 인물들을 얼핏 보기에는 치유될 수 없을 만큼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것 같지만 그래도 아직은 뭔가에 몰두할 줄 아는 인간적 면모를 간직했다. 포틀랜드 헤럴드 프레스의 서평은 이 소설을 이렇게 설명했다.

“소년이 죽었다. 독자들은 모니카 우드의 새 소설 ‘세상에 하나뿐인 소년’을 집어 들고 세 페이지만 읽으면 그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러나 그 소년의 이름은 끝까지 나오지 않는다. 그저 ‘소년’이라 불릴 뿐이다. 하지만 소년은 복잡하게 얽힌 이 소설 전반에 걸쳐 인물들을 하나로 엮어주는 힘으로서 존재한다. 여러 면에서 볼 때 소년은 그 곳에 존재하는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다. 현재 진행되는 사건 속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정교하게 짜인 뒷이야기 속, 오나의 삶을 녹음한 테이프 속, 그리고 소년이 작성한 새와 여행과 가족과 인내와 놀라운 것들에 대한 기네스북 목록 속에 존재한다.
처음에는 오나도 소년을 이상한 녀석이라고 생각하지만 곧 성실하고 꾸밈없는 소년을 사랑하게 되고 용기를 내어 소년에게 수십 년간 숨겨온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는다. 그러나 아들의 존재가 불편하기만 한 퀸은 음악에 대한 자신의 애정을 아들에게 나누어주려고 갖은 애를 써보아도 별 보람이 없다. ‘세상에 하나뿐인 소년’은 모니카 우드의 다른 소설들과 마찬가지로 사랑을, 미처 주지 못한 사랑을, 너그럽게 베푸는 사랑을, 이해받지 못하는 사랑을, 새소리처럼 꾸밈없는 사랑을 이야기한다.”

작가 모니카 우드는 뉴잉글랜드 메인 주의 아일랜드계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상담 전문가로 활동하다 소설가가 되어 ‘우리가 케네디였을 때’, ‘쓰라린 것은 무엇이든’, ‘어니의 방주’, ‘나만의 이야기’, ‘비밀스러운 언어’ 등을 썼다. 뉴잉글랜드의 베스트셀러의 작가로, 메이 살튼 전기 문학상과 메인 주 문학상을 받았다. ABA 베스트셀러 도서이자 북센스 선정 톱10에 오르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메인 주 포틀랜드 극장에서 상연 중인 우드의 최근 희곡 ‘제지업자’는 초연임에도 연장 공연에 들어가 포틀랜드 극장 역사상 가장 높은 입장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그는 가수이기도 한데, 수년 간 뉴잉글랜드 전역을 순회하며 재즈, 컨트리 뮤직, 팝, 가스펠송 등을 부르는 공연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왜 소설이 끝날 때까지 소년의 이름은 나오지 않나요?’라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아무도 그 사실을 지적하지 않아서 재미있어 하던 중이다. 단 한 명도 그 이유를 묻지 않았던 것이다. 처음에는 그저 이름 속에 아이를 가두고 싶지 않아서 이름을 붙이지 않았다. 그러다가 깨달았다. 실제 인물이 아니라 하나의 존재였기 때문에 이름 속에 ‘소년’을 가둘 수 없다는 것을. 이름을 붙이는 것은 ‘소년’에게 신체적인 특질을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는 안 된다는 것을. 사실 ‘소년’한테도 이름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 이름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나와 남편과 우리 큰딸뿐이다. 그 애에게 이름을 붙여준 사람이 바로 우리 큰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년의 이름을 굳이 알려고 하지 않아도, 독자는 다음과 같은 문장들 속에서 시린 새벽 별빛과도 같은 소년의 눈빛과 영혼을 감지할 수밖에 없다.

“소년의 입에서 가쁘게 뿜어져 나오는 차가운 입김이 새처럼 빛나는 대기 속을 날아다녔다. 새 육십 마리, 새 칠십 마리, 새 구십 마리, 늘어나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 이제 더 이상은 마릿수를 셀 수가 없었다. 이제 새들의 노랫소리는 하나로 어우러져 부풀어 올랐고, 그 노랫소리처럼 소년도 부풀었다. 이게 모닝 코러스구나, 이게 바로 모닝 코러스야. 날아갈 듯한 즐거움이 소년의 온몸을 휘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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