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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집살림 노량진시장]수협과 상인 대립각…고객들 반응도 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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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김민영·문제원·정동훈·권성회 수습기자] 노량진수산시장의 현대식 건물 이전을 놓고 상인과 수협노량진수산주식회사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완공된 새 건물에서 지난 16일 오전1시 첫 경매가 이뤄졌지만 상인 80%는 아직 입주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상인들은 높은 임대료와 새 건물의 불편함, 협의 과정에서의 소통 부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수협은 남은 상인들의 입주를 재촉하며 법적 조치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현대화시장이 문을 연 이후 맞은 첫 주말 이곳을 찾았다.

◆안전사고·청결 문제 vs 수협 배불리기= 수협이 현대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기존 시장의 노후화로 안전사고 위험이 높고 청결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45년이 된 노량진시장은 국내 최대 수산물 유통시장으로 성장했지만 낙후된 시설 문제가 불거지면서 2010년부터 현대화사업을 추진했다. 김덕호 수협 과장은 "쓰레기 처리시설이 시장 안에 있어 악취가 나고, 경매장 안으로 차가 들어오기 때문에 매연이나 기름도 문제"라고 설명했다.
상인들로 구성된 현대화비상대책총연합회 측은 현대화엔 찬성하지만 새 건물로 들어갈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화의 목적이 상인이나 소비자 편의 증진이 아닌 수협의 이익 확대에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김갑수 비대위원장은 "새 건물에 정부 지원금이 70% 정도 들어간 건 공공도매시장을 만들어 어민과 상인, 소비자의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함이었다"며 "하지만 새 건물 면적이 지금보다 9000평(약 3만㎡) 작아 오히려 상인과 소비자의 피해가 커진다"고 했다. 그는 "수협이 남은 부지에 복합리조트를 세워 부채를 갚는 게 현대화의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상인들은 또 새 건물 구조가 장사하기에 맞지 않다고 지적한다. 김 위원장은 "새 건물은 통로가 3m 정도로 매우 좁을뿐더러 배수구가 작아 홍수가 날 수 있다"며 "경매 장소도 좁아 경매가 늦어져 유통에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협은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쳤다는 입장이다. 수협 관계자는 "소매점포를 1, 2층에 분산시키는 계획을 추진했다가 취소하는 등 상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며 "지난해 3월부터 7월까지 총 23회 회의를 거쳐 월 관리비와 입주조건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수협은 지난 15일자로 기존 시장의 계약이 만료된 만큼 이전을 거부하고 있는 상인들을 대상으로 법적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수산시장 방문고객 반응도 '반반'= 현대화시장은 부드러운 곡선 형태의 외관이 눈길을 끌었다. 지하 2층, 지상 6층의 건물은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에 터치스크린 안내게시판까지 갖추고 있었다. 1층엔 경매장과 도매장, 소매장이 구분돼 있었다. 2층 식당가 곳곳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곳 한 식당에서 광어회를 먹던 이모(45)씨는 "회 맛이 현대화시장 다르고 옛날시장이 다르겠느냐"고 말했다.
아직 상인 80%가 현대화시장으로 입주하지 않아 여전히 구시장이 활기를 띄었다. 경기도 파주에서 시장을 찾은 최철민(46)씨는 현대화시장에 주차를 하고 구시장에서 생선을 구입했다. 최씨는 "처음 방문했는데 신시장엔 가게가 얼마 없어서 둘러보다가 구시장에 왔다"며 "새 건물이라 깨끗하겠지만 노량진엔 싼값을 기대하고 오는 건데 임대료가 오른 탓에 가격이 오르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했다.

수협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이 하루 500~600명, 연간 20만명이 찾는다. 이날 신 시장에서 만난 리처드 블랙우드(25ㆍ미국)씨는 "새로 지은 건물은 월마트나 샘스클럽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활기 있는 이곳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
김민영ㆍ문제원ㆍ정동훈ㆍ권성회 수습기자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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