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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업에 女 리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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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여성 비율 선진국 하위권...업계 "경험 갖춘 女 기업인 찾기 힘들어"

(사진=블룸버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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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자국 경제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여성 고용을 늘리고 기업 이사회 여성 비율을 높이자고 부르짖은 지 3년이 지났으나 성과는 별로 없다. 일본 기업 이사회의 여성 비율은 선진국들 가운데 최하위권에 속한다.

일본 기업들이 아베 총리의 요구대로 기업 내 성 격차를 좁히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난관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일부에서는 향후 한 세대 정도 지나야 난관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타이어 제조업체 브리지스톤과 미쓰비시(三菱)상사 등 몇몇 기업의 이사를 겸하고 있는 후쿠시마 사키에(사진)는 "이제 여성 임원 임명이 대세"라며 "문제는 여성을 이사직에 앉히려 해도 경험 많은 여성 찾기가 힘들다는 점"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글로벌 인사ㆍ조직 컨설팅 업체 콘페리인터내셔널, 전자업체 소니, 생활용품 제조업체 가오(花王), 교육ㆍ출판 업체 베네세의 이사도 역임했다.

일본 정부가 여성 이사 비율을 법으로 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기업지배구조법 개정으로 이사회에 사외이사 두 명을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못 박았다. 이로써 기업들이 임원진에 여성을 더러 포함시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모든 상장 기업에 적어도 한 명의 여성 이사를 임명하도록 촉구해왔다.
다음달 1일부터 종업원 300명 이상의 일본 기업들은 고용 중인 여성 인력 수와 직위, 경영진에 포함된 여성의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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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정부의 압박이 효과를 보는 듯하다. 2014회계연도(2014년 4월~2015년 3월)에 토픽스 지수 소속 1933개 기업의 여성 이사 수는 전 회계연도 대비 70% 늘어 230명에서 392명이 됐다. 같은 기간 일본 전체 기업의 여성 이사 비율은 1.7%에서 2.7%로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해 글로벌 비즈니스 컨설팅 업체 딜로이트가 39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세계 제3의 경제 대국 일본의 여성 이사 비율은 거의 바닥 수준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지난해 '세계 성(性)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조사대상 145개국 가운데 겨우 101위를 차지했다.

성 격차는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미국 경제 격주간지 포천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여성 이사가 3명 이상인 기업들의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여성 이사가 전무한 기업들보다 4.8%포인트 높게 나왔다.

여성의 재계 활동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 캐털리스트 저팬의 쓰카하라 쓰키코(塚原月子) 부대표는 "이제 성 격차 해소가 기업 전략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여성 이사 후보가 적은 것은 리더 역할을 해본 여성이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 기업의 구조상 한 기업에 소속된 임원이 다른 기업의 사외이사로 활동하기란 쉽지 않다.

사외이사로 일하는 여성은 대개 변호사ㆍ회계사ㆍ교수 같은 전문 직업인이다. 도쿄(東京) 소재 공익사단법인 회사임원육성기구(BDTI)의 닉 베니스 대표는 "사외이사로 활동할 여성이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이들이 전문 분야에서 인정 받는 실력자일지 모르지만 이들 가운데 기업을 경영해본 이는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한 여성이 여러 기업의 사외이사를 겸하는 것도 문제다. 베니스 대표는 "4~5개 기업 이사직을 겸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한 기업에 문제가 생길 경우 다른 기업의 이사직 수행은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여성 스스로 기업 이사직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 도쿄도 마치다(町田)에 자리잡은 오비린 대학 경제경영학계의 마고시 에미코(馬越惠美子) 교수는 "기업 내 성 격차가 해소되기까지 앞으로 5~10년은 걸릴 것"이라며 "이사직을 제의 받을 경우 기다렸다는 듯 수락해 여성이 기업 변화에 한몫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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