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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①]콘텐츠 빵빵한 형제와 미디어 투자의 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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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영화시장 이끄는 할리우드 트윈타워
타임워너의 '워너브러더스' VS 뉴스코퍼레이션의 '20세기폭스'

워너브러더스 VS 20세기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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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너브러더스, 최근 영화·방송·케이블사업 구조조정...HBO·DC코믹스 등 가치있는 콘텐츠 강화
20세기폭스, 규제 피한 성인물·공상과학물의 대중화 등 시대를 앞서가는 과감한 제작 안목 돋보여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미국 할리우드는 세계 영화시장을 선도한다. 뉴스코퍼레이션의 20세기폭스와 타임워너의 워너브러더스가 쌍두마차다. 비슷한 시기에 출발해 세계 최고의 영화 제작ㆍ배급사로 성장했다. 최근 20년 동안 북미 스크린에서 기록한 수익은 각각 215억6654만7892달러(약 25조3946억원ㆍ442편)와 279억7101만4607달러(약 32조9359억원ㆍ630편)다. 다양한 작품으로 경쟁하면서도 위기가 감지되면 미국영화협회 등을 통해 한목소리를 내며 자리를 공고히 했다.
무엇보다 두 회사는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했다. 카지노나 오일탐사만큼 수익창출이 불안정한 영화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 매년 새로운 전략을 폈다. 경쟁은 미디어그룹의 품에 안기면서 가속화됐다. 그들의 움직임은 전문가들의 1년 전망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공격적이다. 루퍼트 머독(85)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은 2014년 7월 타임워너를 통째로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타임워너 이사회의 거부로 무산됐지만 언제 다시 인수를 시도할지 모른다. 머독은 미디어 인수합병의 아이콘이다. 그동안 눈에 한 번 들면 레이더망을 벗어날 수 없다는 전례를 여러 번 남겼다.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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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워너는 여전히 거대 M&A 이슈의 중심에 있다. 케이블ㆍ온라인ㆍ오프라인 매체의 분사 및 매각으로 집중도 높은 콘텐츠 사업 포트폴리오를 여럿 보유하고 있다. 인수 제안을 거절하고 그들은 투자자들로부터 장기적인 전략과 실적 개선에 대한 요구를 강하게 받고 있다. 제프리 뷰케스(64) 회장은 방송ㆍ영화ㆍ케이블사업의 대대적인 구조 조정은 물론 HBO의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 CNN의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DC코믹스의 라인업 열 편 발표, J.K 롤링의 새 프랜차이즈 등을 주요 전략과 콘텐츠로 내세웠다. 그러면서 "여전히 타임워너는 할리우드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콘텐츠 플레이어"라고 강조했다.

그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워너브러더스는 워너 형제(잭ㆍ해리ㆍ알버트ㆍ샘)가 설립한 1918년부터 이를 증명해왔다. 다양한 작품과 기술 개발로 북미는 물론 세계 영화시장을 이끌었다. 워너브러더스는 1925년 바이타그래프를 인수하고 유성영화를 실험해 이듬해 음악이 삽입된 '돈 주앙'을 선보였다. 1927년에는 최초의 발성영화 '재즈싱어'를 내놓았고 1928년에는 57분짜리 영화 '라이트 오브 뉴욕'으로 박스오피스 기록을 갈아치웠다. 워너브러더스는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극장ㆍ스튜디오를 인수해 설비를 확장시키면서 음반까지 발매했다. 이 기술력은 '황금광들 시리즈(1933~1936년)', '42번가(1933년)', '풋라이트 퍼레이드(1933년)' 등 뮤지컬 영화의 열풍으로 이어졌다.
영화 '슈퍼맨' 스틸 컷

영화 '슈퍼맨'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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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1929년 대공황과 텔레비전의 보급, 1953년 정부의 반트러스트(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 법령 등으로 인해 위기가 닥치면서 극장, 작품 등 돈이 되는 것들을 팔아치워야 했다. 워너브러더스는 1969년 테드 애슐리가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면서 반등했다. 옛 이름 '워너'부터 되찾은 그는 전문경영인을 배출하고 제작에 심혈을 기울여 스튜디오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더티 해리(1971)', '엑소시스트(1973)', '모두가 대통령의 사람들(1976)', '슈퍼맨(1978)' 등을 연달아 흥행시켰고 클린트 이스트우드(86), 바브라 스트라이샌드(74) 등을 스타덤에 올렸다. 애슐리로부터 경영수업을 받고 소니픽처스에서 회장을 역임한 존 캘리(86)는 "애슐리는 적자를 내던 워너브러더스에 합류하자마자 당시로는 큰돈인 3500만달러(약 409억원)의 이익을 냈다"고 했다.

지금의 타임워너는 1989년 설립됐다. 타임, 터너 브로드캐스팅과 합병되면서 영화, 방송, 출판 등의 사업이 하나로 묶였다. 워너 커뮤니케이션스 설립자이자 타임워너의 공동 CEO였던 스티브 로스는 이런 복합기업이 향후 미디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영화가 새로운 매체에 맞서 싸울 것이 아니라 껴안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머지않아 그로 인한 수익이 극장 상영 수익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래서 새로운 형태의 수직통합을 구성했고, 단계별로 실행에 옮겼다. 미디어 복합기업은 판매 및 거래비용이 줄어 자연스럽게 이윤 증대를 가져왔다. 그 핵심 전략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훌륭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창작 및 확보하고 배급 ▲경제적 기반을 다져 소비자가 콘텐츠에 접근하고 즐기는 방식을 개선 ▲독특한 브랜드를 개발해 관련 콘텐츠나 브랜드를 글로벌 시장에 유통 ▲기업 운영 및 자본 효율성의 개선이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스틸 컷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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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폭스는 1985년 뉴스코퍼레이션에 인수되면서 비슷한 체제를 다졌다. 이들은 1915년 폭스필름으로 출발했을 때부터 시대의 흐름을 읽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워너 브라더스가 '돈 주앙'을 내놓자 이듬해 독일에서 개발한 음향 녹음방식의 특허권을 확보했고, 그해 최초의 뉴스영화 '폭스 무비톤 뉴스'를 선보였다. 이후에는 스타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이용했다. 헨리 폰다, 그레고리 팩, 메릴린 먼로, 타이론 파워 등을 전면에 내세우고 정부의 규제를 교묘하게 피하는 성인물을 제작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편으로는 존 포드, 조셉 L. 맨키비츠, 엘리아 카잔 등 유명감독들을 붙잡아두고 화면을 압축해 촬영하고 영사할 때는 이와 반대로 확대해서 비율을 만들어내는 시네마스코프를 개발하는 등 질적 향상에 공을 들였다.

공격적인 전략의 중심에는 대릴 F. 재넉이 있었다. 20세기폭스가 출범했을 때부터 외부의 간섭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제작을 관리했다. 그는 수완과 직감도 빼어났다. 1963년 6500만달러(약 759억원)를 투자한 '클레오파트라'가 2000만달러(약 234억원)를 버는데 그쳐 20세기폭스가 부도직전에 몰리자 회사로 복귀해 '사운드 오브 뮤직(1965년)'으로 회사를 정상화시킨 건 유명한 일화다. 20세기폭스는 이후 재넉의 제작 방식을 따르며 장르 개척에서 일가견을 보였다. 특히 '혹성탈출(1968년)', '스타워즈(1977년)' '에일리언(1979년)' 등을 제작해 1950년대까지만 해도 B급 장르로 여겨지던 공상과학(SF) 영화를 메이저 장르로 끌어올렸다.

[라이벌①]콘텐츠 빵빵한 형제와 미디어 투자의 여우 원본보기 아이콘

그것은 블록버스터의 시작이기도 했다. 1997년 '타이타닉'에 3억달러(약 3504억원) 이상을 투자한 곳 역시 20세기폭스다. 이런 과감한 제작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 지난해 6월부터 머독의 차남 제임스 머독(44)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관장한다. 영화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그는 권한을 부여받자마자 드림웍스의 오랜 수장이자 업계에서 가장 파워풀한 여성 리더로 꼽히는 스테이시 스나이더(55)를 불러들이는 등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 첫 번째 성공작은 2017년으로 개봉이 미뤄진 '아바타2'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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