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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기자의 Defence club]지상군 무기편- ⑥ 방탄복 '철갑에서 섬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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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는 내년 1월까지 GOP병사에 신형 방탄복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내년 1월까지 GOP병사에 신형 방탄복을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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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군 개인화기에 뚫린다는 논란을 빚은 불량 방탄복이 애초 시험운용에서 '생존율이 낮고 모든 면에서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 군안팎에 충격을 던졌다. 그러나 군수담당 장교가 부적합 의견을 전부 빼버리고, 하지도 않은 시험평가 결과를 꾸미는 바람에 '뚫리는 방탄복' 2000여벌이 특전사 장병들에게 보급됐다.

군당국은 일부에 보급된 신형 방탄복은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북한군의 주력화기인 AK74소총과 88식보총의 총탄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신형방탄복은 공동경비구역(JSA)대대와 최전방 일반전초(GOP)부대, 특수전사령부 및 특공부대, 대테러부대 등에 소속된 장병들에게 한 개씩 지급됐다. 특히 '찍찍이'인 밸크로 방식을 적용해 손쉽게 입고 벗을 수 있으며, 전투배낭 등 각종 장비도 부착할 수 있다. 무게는 방탄판(2.5㎏)을 포함해 6㎏가량이다.
전장의 전사를 보호하기 위한 방탄복의 개발역사는 길다. 서양에서는 기원전 2525년, 동양에서는 9세기경부터 시작됐다.

서양은 물론 인류 최초의 갑옷은 오늘날 이라크에 해당하는 고대 수메르(Sumer)에서 시작된다. 기원전 2525년이전으로 수메르의 에안나툼(Eannatum)왕이 세운 일명 독수리비문에는 병사들의 장비가 묘사되어 있다. 수메르의 보병들은 작은 금속 못으로 장식한 길고 두터운 가죽망통인 튜닉을 입고 머리에서는 가죽에 걸맞게 구리로 만든 투구를 썼다. 이것이 세계최초 갑옷이다.

중국에서 최초로 만든 갑옷은 9세기경 종이를 열다섯겹 붙여 만든 옷이다. 화살을 피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 갑옷은 화살을 빗나가게 해주었다. 14세기 사슬갑옷은 무게가 상당했다. 170여개의 조각으로 만들어져 제작기간만 넉달이 걸렸다. 15세기에도 변한건 없다. 당시 갑옷 한벌의 무게는 약 27~32kg이었다. 제1차세계대전에서 보병이 휴대한 50킬로그램의 군장 혹은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해군이 휴대한 55kg의 군장과 비교된다. 이후 19세기에는 실크를 여러 장 겹쳐 만든 최초의 근대적인 방탄조끼가 탄생하기도 했다.
[양낙규기자의 Defence club]지상군 무기편- ⑥ 방탄복 '철갑에서 섬유까지' 원본보기 아이콘

▲방탄복의 원리.(출처: 네이버 뉴스캐스트)

▲방탄복의 원리.(출처: 네이버 뉴스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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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섬유방탄복을 만든 것은 미국 듀폰사다. 여직원이었던 스테파니 크월렉이 1971년 처음으로 케블라(Kevlar)로 알려진 섬유를 개발하면서부터다. 이 케블라는 매우 질긴 소재로 '무엇인가가 걸려들었을 때 그 진행을 막는 것'에 착안했다고 알려졌다. 방탄복은 그물구조로 충격의 분산을 유도하며 대부분의 방탄복은 이를 흡수하도록 패드가 포함돼 있다. 즉 방탄복의 원리는 튕겨내는 것이 아니라 케블라로 짠 수십 겹의 질긴 실 사이로 회전하는 총알이 엉켜들어 마치 총알이 그물망에 걸리도록 하는 원리다.

헬멧에 이어 케블라 방탄복이 만들어지면서 관심을 보인 것은 경찰이다. 대부분의 경찰관은 케블라 방탄복을 근무중에 착용했다. 1987년 국제경찰청장협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Chief of Police)는 듀폰사와 협력해 '생존자회'를 결정해 경찰관들이 방탄복을 입도록 격려했다. 케블라 방탄복을 입어 목숨을 건지거나 피해를 입지 않은 경찰관을 표창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3000명이 넘는 생존자들이 이 표창을 받았다.

결국 튜폰사의 한 여직원이 많은 사람들을 살린 셈이다. 스테파니 크월렉는 듀폰사에서 40년 근무한후 1986년 은퇴했다. 공로를 인정받아 1995년에는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것은 물론 1997년에는 미국화학협회로부터 퍼킨메달(Perkin Medal)을 수여받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은 1970년대 베트남 전쟁때까지만 해도 케블라 방탄복을 선호하지 않았다. 일부 장교들은 방어용 장비가 군인들의 공격성향을 방해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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