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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문화정책' 총체적 부실…컨트롤타워 없나?

최종수정 2018.08.15 15:47 기사입력 2014.11.19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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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청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경기도 문화예술 정책에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고 있다. 삶과 밀착된 경기도민들의 예술창작 지원과 문화시민 육성, 경기도의 '문화웅도' 도약 등을 목표로 1997년 설립된 경기문화재단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어서다.

경기문화재단은 모 방송국에 문화콘텐츠 제작 명목으로 3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했으나 3년이 넘도록 이렇다 할 결과물을 받지 못하고 있다. 특혜 시비까지 휘말리고 있다. 당시 사업에 참여했던 방송국 직원은 검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경기문화재단이 기금 적립 능력 부족으로 독립적인 문화첨병 역할 대신 위탁업체로 전락해 경기도 눈치만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러다보니 매년 사업비는 줄고 관람객마저 급감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반면 직원들의 인건비는 줄이지 않아 '도덕적 해이'마저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를 감독해야 할 경기도가 손을 놓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어처구니없는 해프닝도 연출됐다. 경기문화재단 업무보고에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이 참석한 것이다. 문화체육관광국은 재단을 관리 감독하는 곳이다. 일부에서는 남경필 지사가 선임한 홍기헌 이사장의 내부 업무보고에 국장이 참석한 것을 두고 억측이 나오기도 했다.
■사업신청 하룻만에 3억 '통큰 지원'…특혜 논란

경기문화재단이 문화콘텐츠 제작 명목으로 B방송에 3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했으나 사업 종료 후 3년이 넘도록 정산보고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단은 2011년 6월1일 B방송으로부터 3억원의 사업비를 지원해 달라는 지원금 교부 신청서를 접수했다. 사업 내용은 경기도 문화유산 연구 조사를 통한 문화재 도록 제작과 도내 유적 탐방 등에 대한 방송 콘텐츠 개발 등이다.

재단은 신청서를 접수한 뒤 하루 만인 2일 사업비 3억원을 해당 방송사 계좌로 입금했다. 또 같은 해 연말까지 사업 추진에 따른 결과물을 받기로 약정했다.

하지만 재단은 지원금을 지급한 뒤 지금까지 B방송으로부터 결과물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재단은 같은 해 8월 당초 약속한 문화콘텐츠 개발 현황과 추진일정 등을 묻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후 2012년 3월과 올해 6월 두 차례 결과물과 정산서를 제출해 달라는 공문을 다시 B방송에 보냈다.

이어 올해 7월 B방송으로부터 "지원금이 모 사단법인으로 이관돼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사단법인은 B방송 전임 이사장을 지낸 Y씨가 회장으로 있는 단체다. 지원금이 당초 목적과 다르게 사용된 정황이 포착된 셈이다.

경기도의회 이효경(새정치연합ㆍ성남1) 의원은 "신청서 접수 하루 만에 특정 방송사에 3억원의 돈을 지급한 것은 특혜를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라며 "한꺼번에 이렇게 많은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지, 그 동안 관리감독은 어떻게 한 것인지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기도 위탁업체 전락한 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이 기금 적립 능력 부족으로 독립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경기도의 위탁업체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19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문화재단은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경기도 등으로부터 모두 15개 사업을 위탁받았다. 위탁사업 총 예산은 216억9800만원이다. 경기문화재단 총 예산 516억9900만원의 42%에 달한다.

경기도의회 김도헌(새정치연합ㆍ군포1) 의원은 "재단 사업 중 절반 가량이 위탁사업"이라며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사업이 없는 재단은 죽은 거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특히 "재단이 기금 목표액 자체가 없고, 기금 적립에 소극적"이라며 "지난해와 올해 기금 적립을 보면 한 푼도 없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에 따르면 경기문화재단 설립 후 적립된 기금은 도출연금, 민간기부금, 기관단체출연금 등을 포함해 1220억원이다. 이 가운데 재단이 자체적으로 만든 기금은 70억원에 불과하다. 2003년, 2005년, 2006년, 2008년, 2009년, 그리고 지난해와 올해 기금 적립은 한 푼도 없다.

김 의원은 "재단 설립 후 7년 동안 기금 적립금이 전무한 것은 재단의 역할을 제대로 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게 한다"며 "타 시도의 재단들과 비교했을 때 기금 자체도 상당히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관람객 줄어도 직원 인건비는 챙겨…'도덕적 해이'

경기문화재단의 위탁사업이 증가하면서 자체 사업은 급격히 줄었다. 재단의 올해 자체 사업비는 35억8984만원이다. 이는 지난해 사업비 73억843만원의 절반이 채 안 된다. 재단 전체 예산이 반토막나면서 자체 사업도 줄어든 것이다. 특히 재단 내 박물관 등 9개 기관의 사업비는 최대 70% 급감했다.

경기도미술관은 9억2250만원에서 2억6000만원으로, 실학박물관은 8억5000만원에서 1억9992만원으로 3분의 1로 감소했다. 경기도박물관은 12억1642만원에서 6억4700만원으로, 백남준아트센터는 5억1600만원에서 2억3120만원으로 50% 이상 줄었다. 특히 백남준아트센터는 예산이 없어 2층 전시공간을 폐쇄하는 등 공간 축소를 진행하고 있다.

자체 사업이 줄면서 관람객 수도 감소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정기열(새정치연합ㆍ안양4) 의원은 "도박물관 관람객수가 지난해 12만6000명에서 올해 9월30일까지 8만9000명으로 연말까지 추가 관객을 감안해도 크게 줄었고 나머지 기관 역시 상황이 같다"며 "사업비가 없다는 이유로 재단이 손을 놓으면서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단 내 8개 사업기관인 경기도박물관, 경기도미술관, 창작센터, 백남준아트센터, 실학박물관, 선사박물관, 어린이박물관, 남한산성사업단 등의 인건비는 거의 줄지 않았다"며 "재단의 정말 심각한 문제는 문화사업은 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며 인건비만 조직하는 행정사업만 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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