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글유랑단'은 단순히 한글의 아름다움만을 전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유랑단은 '한글 X 한자 프로젝트'를 통해 디자인, 중문학, 국문학, 국악을 전공한 청년들과 한글과 한자 융합, 디자인적 가치와 문화 상생 도모, 세계인들과의 한글 소통 등 다채로운 활동을 펼친다. 또한 전 세계 한글학교 지원에 나선다.
경기대, 대전대 서예학과 학생들이 전 세계에 한글 전파, 한글 서체 디자인 개발 등을 위해 뭉쳐 '한글 유랑단'을 결성했다. 윗줄 왼쪽 첫번째가 문현우 단장이다.
문현우 한글유랑단장은 "한글유랑단 활동은 새로운 유형의 캘리그라피 운동"이라고 정의하며 "이 운동에 동참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각자에 맞는 방식으로 모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운동 방향과 활동은 여러 학문 분야를 아우르며 결정해 나갈 방침이다. 이에 문 단장은 "한글 캘리그라피 운동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며 한글을 전 세계들과 소통하는 언어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컴퓨터는 잡스의 캘리그라피에 대한 열정과 철학의 산물이다. 애플의 글씨체는 매우 독창적이어서 큰 인기를 끌었다. 그전까지 컴퓨터의 글씨체는 밋밋하고 평범하며 아날로그적인 느낌이 강했다. 이런 글씨체는 예술과 기술의 일치를 이루려는 잡스 융합정신을 상징하며 이후 아이패드, 아이폰 등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서예학생들의 새로운 한글 사랑 및 한글서체, 다른 서체와의 융복합운동은 새로운 산업 기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요소다. 이와 관련, 한글문화운동가인 이대로 한말글협회장은 "우리 선조들의 서체에는 학예융합정신이 발현돼 있다"며 "추사 김정희는 문자 판독 및 연구, 서체 개발에 평생을 바치며 '금석학'이라는 고증적 학문을 완성, 조선 후기의 지식사회를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추사의 독창적인 캘리그라피인 '추사체'는 학문과 예술, 기술을 조화시키고자 했던 정신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글유랑단은 젊은이들의 신선한 착상에서 비롯된 캘리그라피의 한 형태"라고 청년한글활동을 격려했다.
이에 문 단장은 "우선 기본적으로 한글이라는 언어의 우수성, 아름다움 등을 인식한 바탕 위에 한국적 캘리그라피를 추구해 나갈 것"이라며 "오늘에 맞게 언어와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요소들과 한글을 결합시키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망가진 언어로는 올바른 대화와 소통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현실 언어, 미래 언어를 위한 운동이 절실하다는 설명이다.
한글 X 한자 프로젝트는 문화, 예술, 체육 분야의 창의적 인재를 발굴, 후원 육성하는 공익재단 한류문화진흥재단과 손을 잡고 오는 25일까지 모금 활동을 진행한다. 한글 유랑단의 프로젝트의 후원을 원한다면 한류문화인진흥재단 홈페이지(www.human-k.org)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한편 코아유는 작년 3·1절부터 6.·25까지 총 16개국, 31개 도시에서 아리랑으로 전 세계인과 소통한 바 있는 ‘아리랑 유랑단’을 기획한 문화기획패다. 2012년 9월부터 한국 문화 체험 콘텐츠를 제작 배포해오고 있다. ‘아리랑 유랑단’은 2014년 6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개최한 ‘제4회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규성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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