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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사진서 버림 받은 코닥에 손 내밀다

최종수정 2014.08.15 09:27 기사입력 2014.08.1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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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우리 주변에서 필름카메라는 일부 마니아를 제외하고는 사라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같은 현상이 영화판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유명 감독들이 영화필름이 사라지는 것을 저지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영화 '미션 임파서블3' 촬영현장의 J.J. 에이브럼스 감독

영화 '미션 임파서블3' 촬영현장의 J.J. 에이브럼스 감독

그 주인공은 '스타트렉' 리부트 시리즈를 연출했고 '스타워즈 에피소드7'을 촬영 중인 J.J.에이브럼스(사진)다.

그는 월트 디즈니가 조지 루카스 감독으로 부터 판권을 사들인 이 영화를 필름으로 찍고 있다. 최근 영화계의 흐름이 디지털 촬영과 배급, 상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류에 반하는 일이다. 게다가 영화도 특수효과가 많은 장르인 점을 감안하면 필름 촬영은 더욱 이해가 안된다.

할리우드 업계 전체를 따져봐도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필름으로 촬영 중인 것은 극히 드물다.

원작자인 루카스 감독이 1999년 '스타워즈 에피소드1'을 세계 최초로 디지털 상영한 기록과 대비하면 더욱 그렇다.
그 뿐 아니다. '킬 빌'의 쿠앤틴 타란티노, '다크나이트' 시리즈의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 역시 영화 필름의 보존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들외에도 이름을 밝히지 않은 지원자들이 함께 현재 세계에서 유일하게 영화 필름을 생산하는 코닥의 생산 라인 유지를 위해 활동하고 있다. 영화 필름의 양대산맥이던 후지필름이 생산을 중단하면서 코닥은 유일한 영화필름생산 업체로 남았다.

이들은 주요 영화제작사들에게 코닥과 협력할 것으로 요청했다. 코닥이 필름 생산을 중단하면 영화의 근본이 사라진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영화 필름이 과거 처럼 주류가 될 수는 없지만 필름으로 영화를 찍을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은 유지돼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러려면 최소한의 영화업계에서 코닥을 지원해야한다는 논리다.

노력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놀란은 영화 감독과 편집자, 촬영기사, 애니매이션 채색가들에게 필름으로 찍은 영화와 디지털 촬영 영화의 차이를 알리기 위한 동영상까지 만들어 공개했다.

J.J. 에이브러함스는 스타워즈 에피소드7의 런던 제작발표회에서 월스트리트 저널과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이 디지털 영상의 열렬한 지지자라고 전제하며 "디지털 촬영이 영상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지만 그래도 영상의 기준은 필름이다"라고 강조했다. 필름만의 독보적인 영상을 디지털이 따라갈 수 없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몰락 속에 변변한 지원자 없이 몰락을 거듭했던 코닥의 입장에서 이같은 영화판의 반응은 적잖은 힘이 되고 있다.

제프 클라크 코닥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영화 필름의 예술성과 품질을 인정한 영화 제작사와의 논의 끝에 영화필름 생산을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영화계의 주요 인사들의 지원과 필름 제작을 이어가기 위한 아이디어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들의 노력으로 영화 필름 생산 중단이라는 사태는 막았지만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코닥의 실적은 지난 10년 사이 96%나 줄었다. 사실상 회사 유지도 어려울 정도다. 특허 매각으로 버텼고 파산보호 절차도 진행됐다. 생존을 위해 필름 대신 기업용 인쇄 사업을 선택했다. 필름의 명맥이 사라지는 동안 극장들도 속속 디지털 영사시스템을 도입했다. 영사기를 통해 돌아가는 필름의 입지는 되돌리기 힘든 상황이다.

이들 필름 마니아들이 찍은 기대작들이 개봉된다고 해도 대세를 바꾸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놀란 감독이 필름으로 정성들여 촬영한 신작 '인터스텔라(Interstaller)'는 11월 개봉 예정이다. 타란티노 감독은 차기작 '헤이트풀 에이트(The Hateful Eight)를 70㎜ 필름으로 촬영한다는 계획이다. 스타워즈 에피소드7은 2015년 12월에 만나볼 수 있다.

필름영화시절 70mm는 대작들만이 선택했던 필름사이즈다. '벤허'를 70㎜ 상영관에서 보던 영화팬들의 기억이 되살아날지 지켜볼 노릇이다. 코닥은 사진필름을 이미 생산 중단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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