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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영화]문제적 감독의 색다른 도발…'님포매니악 볼륨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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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 폰 트리에 감독, 샤를로뜨 갱스부르 주연...색정광 여성의 이야기 다뤄

님포매니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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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어떤 생각으로 영화 '님포매니악(Nymphomaniac)'을 만들었는지 짐작하기는 어렵다. 자신의 입에 테이프를 붙인 홍보자료용 사진에서 보여주듯, 트리에 감독은 여기에 대해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 일체 인터뷰도 사절이다. 2011년 나치 발언으로 칸 영화제에서 퇴출된 뒤, 이번에는 입 조심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까. 아니면 영화를 그냥 영화로 봐달라는 자신감의 표현일까.

'브레이킹 더 웨이브', '어둠속의 댄서', '도그빌', '안티크라이스트', '멜랑콜리아' 등 다수의 작품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세계를 구축해왔던 트리에 감독은 이번에도 '여자 색정광(色精狂)'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들고 나왔다. 총 4시간에 달하는 이번 작품은 국내에선 처음에는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다가, 재심의 끝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일부 장면은 뿌옇게 처리됐다. '님포매니악 볼륨1'과 '님포매니악 볼륨2'로 나눠서 상영되며, '볼륨1'이 오는 19일 먼저 개봉한다.
'님포매니악'의 큰 줄거리는 주인공 '조'가 들려주는 성 경험담이다. 피투성이가 된 채 어두운 골목길에 쓰러져있던 '조'를 지나가던 행인 '샐리그먼'이 발견하고는 집으로 데려간다. 그녀의 사연을 궁금해하는 '샐리그먼'에게 '조'는 "추잡할 거에요"라고 경고하면서도, 자신의 이야기를 시간의 순서대로 차곡차곡 펼쳐낸다. 트리에 감독은 이 천일야화를 총 8장으로 분류해냈다. 1장 낚시대전, 2장 제롬, 3장 미세스H, 4장 섬망, 5장 오르간 학파, 6장 동방교회와 서방교회 그리고 침묵의 오리, 7장 거울, 8장 총 등이다. 여기서 5장까지가 볼륨1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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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는 어렸을 때부터 욕실바닥에 물을 뿌려놓은 후 바닥에 성기를 비비며 놀 정도로 성에 관심이 많았다. 커가면서 자신이 가진 여성성의 악마적인 힘을 발견한 '조'는 별다른 죄책감이나 감정의 교류 없이 지속적으로 많은 남자들과 관계를 맺는다. 이 중에서도 첫 관계를 맺었던 '제롬'은 '조'의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불쑥 나타났다 사라지곤 한다. 조는 '누가 더 많은 남자와 관계를 맺나'를 걸고 기차 안에서 친구와 내기를 하기도 하고, 많은 남자들과의 섹스 스케줄을 주사위로 결정하기도 한다.

"빨리 처녀성을 잃고 싶었다", "섹스에 사랑이 끼어들어서는 안된다" 등 '조'의 발언은 도발적이고 자학적이지만, '샐리그먼'은 갖은 양념을 치면서 조의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피보나치 수열, 플라잉 낚시, 에드가 앨런 포, 바흐의 대위법 등 문학과 음악, 미술, 수학적 지식들이 '조'의 성 행위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다. 영화의 유머러스하고 톡톡 튀는 분위기도 여기서 나온다. 특히 성 행위의 세 가지 성부를 '정선율'에 비교한 5장이 압권이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 '볼륨1'의 엔딩 타이틀이 올라가면서 관객들의 궁금증은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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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륨1'에서 샐리그먼과 이야기하는 '조'는 샤를로뜨 갱스부르가 맡았고, 젊은 '조'는 모델 출신 배우 스테이시 마틴이 연기한다. 영화 첫 데뷔작에서 스테이시 마틴은 전라의 노출까지 감행해가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다. '제롬'은 '트랜스포머'의 주인공 '샤이아 라보프'가 맡았다. 영화 제작진이 샤이아 라보프를 캐스팅하기 위해 그에게 성기 사진을 보내라고 하자 라보프가 20분 만에 보냈다는 일화가 유명하다. '샐리그먼' 역은 스텔란 스카스가드가 연기한다. 제3장에 잠깐 출연한 우마 서먼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7월3일 개봉하는 '볼륨2'가 아직 남았지만, '님포매니악'은 트리에 감독의 필모그래피상 가장 유머러스하고, 음란한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본 투 비 와일드(Born to be wild)' 등 강렬한 록 음악에서부터 바흐, 차이코프스키 등 클래식까지 다양하게 삽입된 음악들도 이 섹스로 가득 찬 대여정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하게 한다. 무엇보다 색정광 여자의 심리를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는 영화의 접근법이 흥미롭고도 지적이다. 19일 개봉. 청소년관람불가.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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